우즈베키스탄은 한국 축구의 승점자판기? 아시아 각국 전력이 평준화 된 지금 지나친 비약일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역대 전적만 놓고보면 이 비유가 크게 틀리지 않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우즈벡과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우즈벡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를 3-1로 누르며 2승1패로 중국(3승)에 이어 B조 2위를 확정했다. 우즈벡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1위다. 한국(69위)과 큰 차이가 없다. K리그에서도 오래 뛰어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제파로프를 비롯해 카파제, 세르게프, 아흐메도프 등 걸출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역시 최근 우즈벡을 만나 압도했던 기억은 없다. 하지만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싸울 수 있는 상대임은 틀림 없다. 한국은 우즈벡과 지금까지 11번 싸워 8승2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첫 만남은 악몽이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당시 아시아 지역으로 막 편입을 마친 우즈벡과 마주쳤다. 한국은 8강에서 숙적 일본을 그것도 적의 안방에서 꺾고 올라온 직후였다. 아무도 한국의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20개가 넘는 소나기 슛을 퍼붓고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평범한 중거리 슛 하나를 골키퍼가 빠뜨리며 실수로 1골을 헌납했고 0-1로 패했다. 그러나 이후 우즈벡은 한국의 승점 제물이 됐다. 10경기에서 8번 이기고 2번 비겼다. 우즈벡은 1998년 프랑스, 2006년 독일, 2010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때마다 한국과 한 조에 속하는 질긴 인연을 가졌다. 한국은 4승2무를 거두며 우즈벡을 제물 삼아 본선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그 밖에 3차례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전승을 거뒀다. 아시안컵에서는 딱 한 번 마주쳤다. 4년 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 양 팀은 3·4위전에서 격돌했다. 한국이 구자철과 지동원(2골)의 득점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1994년 첫 맞대결 이후 20년 째 우즈벡을 상대로 패배가 없다. 현 슈틸리케팀 멤버 중 우즈벡을 상대로 골 맛을 본 선수로 이근호와 기성용이 있다. 이근호는 2008년 10월 수원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2골을 작렬했다. 기성용도 그 경기에서 1골을 보태 한국이 3-0 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