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는 1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석현준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0년 6월 30일까지로, 포르투는 석현준과 계약서에 바이아웃 금액 3000만 유로(약 398억 원)를 조항으로 넣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적료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현지 매체들은 150만 유로(약 20억 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그에서 27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단골 손님인 포르투가 석현준을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끝없는 도전으로 네덜란드와 중동을 거쳐 포르투갈에 정착한 석현준에게 포르투 입단의 의미는 무엇일까.
◇'거상' 포르투의 선택 포르투는 유럽 축구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거상(巨商)'이다. 젊고 재능있는 선수를 일찍부터 데려와 키워서 유럽의 빅클럽에 비싼 이적료를 받고 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포르투가 배출한 가장 유명한 상품 중 한 명인 헐크는 무려 6000만 유로(약 790억원)에 제니트 유니폼을 입었다.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도 포르투에서 4500만 유로(약 593억원)에 AS모나코로 이적했고, 라다멜 팔카오는 4000만 유로(약 527억원)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입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다닐루를 3500만 유로(약 461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바 있다.
이처럼 포르투에 입단해 활약한다는 것은 곧 유럽 빅클럽 입단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과 같다. 석현준에게는 두말 할 것 없이 좋은 기회인 셈이다. 특히 선수들의 가치를 재고 투자하는 포르투가 석현준에게 3000만 유로(약 400억원)의 바이아웃을 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르투 역시 석현준에게 기대를 거는 바가 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석현준의 네 번째 포르투갈 팀 포르투는 석현준이 뛰는 네 번째 포르투갈 팀이다. 네덜란드 아약스에 혈혈단신으로 찾아가 마틴 욜 감독에게 자신을 써줄 것을 요청했다는 전설과도 같은 일화를 시작으로 유럽 무대에서 버텨온 석현준은 아약스-흐로닝언(이상 네덜란드) 생활을 마치고 포르투갈 무대에 발을 디뎠다. 당시 그가 입단한 클럽은 마리티무로, 이적 후 3경기 만에 리그 강팀인 스포르팅 리스본을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렸을 정도로 궁합이 잘 맞았다.
이후 잠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에서 뛰었다가 방출된 후 그가 다시 찾은 곳은 포르투갈 리그였다. 나시오날을 거쳐 비토리아 세투발에 입단, 물오른 활약을 펼친 석현준은 마리티무 시절을 포함해 통산 74경기 25골 7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우뚝 섰다. 포르투 이적은 포르투갈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에 출전하는 팀으로서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석현준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보여준다.
◇석현준의 꿈 유럽대항전, 현실이 되다 그동안 석현준이 그토록 꿈꿔왔던 6년 만의 유럽대항전 출전이 현실이 됐다. 포르투로 이적한 석현준은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이 가능하다. 포르투는 현재 32강에 진출해있어 석현준이 무난히 주전경쟁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토너먼트 경기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파리그에 나설 경우, 석현준이 유럽대항전에서 뛰는 것은 6년 만이 된다. 2010년 아약스에서 뛸 때 유로파리그에 출전한 것과, 2014년 나시오날 시절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 출전한 경험을 제외하면 유럽대항전 경험이 없다. 석현준 본인도 "축구선수로서 꿈꿔오던 순간"이라며 유럽대항전 출전이 가능해진 점에 대해 기쁨을 전한 바 있다.
유로파리그가 끝이 아니다. 올 시즌은 아쉽게 유로파리그에서 유럽대항전을 치르지만, 원래 포르투는 두 번의 우승 경험도 있는 챔피언스리그 단골 손님이다. 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음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석현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