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스프링캠프에서 첫 번째 홍백전을 실시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아직 시합 감각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한화는 31일 일본 고치에 위치한 시영구장에서 6이닝 자체 홍백전을 가졌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 처음 갖는 실전 경기다. 한화는 당초 지난 27일 첫 홍백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성근 한화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일정을 연기했다. 서산에서 훈련을 하던 인원들이 25일에 대거 합류해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그러나 나흘의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갔고, 이날 홍백전 스케줄이 확정됐다.
평가전은 홍팀이 6-2로 승리했다. 홍팀은 2-2로 맞선 5회 무사 1루에서 허도환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6회 1사 만루 기회에서는 상대 수비 실책을 틈 타 추가점을 얻어내 승부에 쐐기를 받았다.
◇적극적인 주루는 합격점
'0'의 행진은 4회 깨졌다. 홍팀은 4회 1사 1·2루 기회에서 윤중환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따냈다. 이어진 1사 1·2루 기회에서 강경학이 같은 코스로 안타를 터뜨려 2루 주자 박상언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2루 주자 김원석·박상언은 단타가 나왔지만,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홈을 훔치는데 성공했다. 홈에서 접전의 상황이 예상되자 깔끔한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백팀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0-2로 뒤진 4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정현석이 중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권용관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냈다. 1루 주자 정현석은 전력으로 달려 홈을 밟았고, 권용관은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백팀은 이어진 1사 2루 기회에서 장민석의 우전 안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권용관은 안정적인 홈 슬라이딩을 선보였다.
◇엉성한 수비는 낙제점
양 팀은 2회까지 선발 김민우(홍팀), 정대훈(백팀)의 호투에 힘입어 깔끔한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3회 선발 투수가 물러난 뒤부터 많은 안타가 나왔고, 이 과정에서 수비 실수까지 겹쳤다. 홍팀은 4-2로 앞선 6회초 상대 투수의 제구력 불안을 틈 타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강경학이 1루수 앞 땅볼에 그쳐 병살이 예상됐는데, 백팀 1루수 김인환의 홈송구가 벗어나면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날 1루 수비를 집중적으로 소화한 김인한의 실책이라 아쉬움으로 남았다.
홍팀 역시 실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6-2로 앞선 6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우익수 박기환이 조인성의 타구 낙하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2루 상황이 1사 만루로 바뀌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세 번째 투수 김범수가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지만, 아쉬운 대목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수비 훈련을 더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 "아직 시합 감각이 부족"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아직 시합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며 "주루 플레이는 괜찮았다. 그러나 공격과 수비 모두 부족했다. 타자들은 직구에 잘 대처했지만, 변화구가 들어오자 꼼짝하지 못했다. 홍백전을 더 치르면서 감각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총평했다. 이어 "백업 포수 박상언이 눈에 띄었다. 송구를 유연하게 하더라. 주루 플레이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홍백전이 끝났다고, 훈련이 종료된 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수비에서 실수가 나온 부분은 다시 해야지"라며 훈련을 지시했다. 선수들은 홈 송구 훈련을 곧바로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