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군단(발렌시아의 애칭)'이 무참히 추락하고 있다. 이는 '초짜' 감독 게리 네빌(41)이 사면초가에 당착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발렌시아는 1일(한국시간) 홈 구장 메스타야에서 열린 2015-20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2라운드 스포르팅 히혼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발렌시아는 이날 패배로 리그 12위로 처졌으며 강등권(19위)에서 허덕이던 스포르팅 히혼은 17위로 올라섰다. 네빌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설명할 방법이 없다. 올 시즌 들어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고개를 숙였다.
네빌 감독은 지난해 12월 발렌시아의 사령탑에 올랐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팀을 떠난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42) 감독의 대체자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감독 경험이 전무한 네빌이 발렌시아와 같은 거대한 구단의 지휘봉을 잡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며 실패 가능성을 점쳤다.
약 두 달이 흐른 현재, 이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야말로 도박의 말로를 엿보게 한다. 발렌시아는 네빌 감독 부임 뒤 리그 8연속 무승(5무 3패)에 그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비야레알(승점44)과의 승점은 무려 19점이나 차이가 나고, 강등권 그라나다(리그18위·승점20)와의 승점 차는 5점으로 좁혀졌다. 현재 리그 5승(10무7패)를 거두고 있는 발렌시아보다 승수가 적은 팀은 꼴지 레반테(4승5무13패) 뿐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더욱 심각하다.
발렌시아는 약체들을 상대로도 승점을 쌓지 못하고 있다. 헤타페·레알 소시에다드·라요 바예카노·스포르팅 히혼 등 중하위권 팀들을 만나 2무2패에 그쳤다.
네빌 감독의 전술 역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지휘봉을 잡은 뒤 4-3-3·4-4-2·4-1-4-1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고 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수 기용 방식마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시즌 팀내 최다골(12골)의 주인공인 미드필더 다니 파레호(27)가 대표적이다. 그는 네빌 감독이 요구한 수비적인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공격수 알바로 네그레도(31)는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고 있음에도 3골에 그치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네빌 감독은 발렌시아의 사령탑에 오르기 전 영국 스포츠방송 스카이스포츠의 해설가로 나서 냉쳘한 비평과 정확한 분석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에 그의 프로 감독 데뷔가 기대를 모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감독' 네빌의 역량에는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으며 메스타야는 팬들의 야유가 넘쳐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