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현호(24)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지난 시즌에 대해 이 같이 첫 마디를 뗐다. 그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라고 덧붙이며 2016년 한 단계 성장을 예고했다. 이현호는 2011년 두산 2라운드 11순위로 입단, 2013~14년 상무에서 군 복무했다. 2015 시즌을 앞두고 목표는 1군 엔트리에 오래 남는 것이었는데 실제 단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았다.
목표를 이루자 성적이 따라왔다. 그는 지난해 49경기에서 6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에는 추격조로 활약하다 점점 가치를 입증했다. 지난 8월 17일 SK전에 프로 데뷔 후 첫 선발승(6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정규시즌 최종 순위를 결정 짓는 지난해 10월4일 KIA전에서 5⅔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거뒀다. 8월 중순부터 정규시즌 최종전가지만 5승을 수확했다.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로도 나섰다.
지난 시즌 그의 기록 앞에는 '첫'이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었다. 또 선발, 중간, 마무리 등 다양한 보직에서 가능성과 경쟁력을 선보였다. 이현호는 "아프지 않고 끝까지 1군에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두산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5선발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현호를 비롯해, 노경은·진야곱·허준혁 등이 5선발 후보다. 이현호는 "솔직히 선발 욕심은 있는데 가장 뒤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작 1년 정도 했을 뿐이다. 나보다 경험 많은 선배들과 경쟁 속에서 안 아프게 풀 타임 1군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군 제대 후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만 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담감은 다소 줄었다.
지난해 1군 생활은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그는 "몸 관리법이나 상황별 투구에 대해 많이 파악하게 됐다"고 말한다. 평소 마운드에서 자신감과 당당함이 넘치는 그는 "(5선발)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은 강하다. 그런데 무주공산이 아니다. 경쟁하다 보면 실력도 향상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더 앞서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