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 1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참가 명단을 추렸다. 미국 플로리다 1차 캠프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가 46명이었지만 일본으로 떠난 선수는 총 37명에 불과했다. 플로리다 훈련 중 타구에 얼굴을 맞고 미세골절상을 당한 박재상(34)을 비롯해 9명의 선수가 제외됐다. 2016신인지명회의 2차 1라운드에서 뽑힌 유망주 임석진(19)도 오키나와가 아닌 대만 퓨처스캠프로 향했다.
포수 허웅(33)도 마찬가지다. 김용희(61) SK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에는 포수 4명을 데려갔지만 오키나와에는 허웅을 제외한 3명(이재원·이현석·김민식)만 포함시켰다. 정상호(34·LG)의 FA(프리에이전트) 이적으로 인해 그와 출전시간을 양분하던 이재원(28)이 주전 마스크를 쓰는 게 확실시 되는 상황. 결국 백업 자리를 놓고 3명(허웅·김민식·이현석)의 선수가 경합을 벌이는 모양새였지만 오키나와에선 2파전(이현석·김민식) 양상으로 훈련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허웅이 대만으로 향하는 건 부득이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무엇보다 공을 받아줄 '경험을 갖춘' 포수가 대만에 필요했다. 이번 대만 퓨처스캠프에는 2군 뿐만 아니라 재활 과정을 밟고 있는 1군 투수인 윤희상(31)과 서진용(24)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반대로 포수 쪽이 허약했다. 실전 경험이 거의 없는 박종욱(20)과 조우형(25)이 유이했다. 1~2군을 오가면서 산전수전을 겪은 허웅이 역할이 컸다.
공교롭게도 허웅이 오키나와 캠프에서 제외되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된 SK다. 아무래도 감독 눈 앞에 있는 선수들이 우선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김용희 감독은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김 감독은 "오키나와에 있는 포수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겠지만 허웅을 포함해 대만에 있는 우수 자원들도 늘 고려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희 감독은 따로 대만 쪽 훈련자들의 상태와 기량 등을 보고 받으면서 개막전 엔트리를 고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