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는 지난 17일 “PL학원이 2016년 야구부원 모집을 하지 않았다. 3학년 선수가 졸업하면 휴부 상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5년에 이은 2년 연속 모집 중단이다. 현재 PL고 야구부에는 2학년 학생 12명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부 운영은 계속되지만, 실질적인 활동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사카에 소재한 PL학원고는 1955년 퍼펙트리버티라는 종교단체가 설립한 남녀공학이다. 운동부 활동이 활발했으며, 특히 야구는 학교의 상징이다.
1966년 고시엔 대회에 처음 출전한 뒤 총 7차례 우승했다. 1987년엔 사상 네 번째로 봄·여름 대회를 석권했다. 1983·1985년 여름 대회 우승을 이끈 4번 타자 기요하라 가즈히로와 투수 구와타 마스미는 K·K 콤비로 명성을 날렸다.
숱한 프로야구 스타를 배출했다. 재일동포 출신 아라이 히로마사를 비롯해 다쓰나미 가즈요시, 미야모토 신야, 마쓰이 가즈오에 기요하라까지 일본프로야구 명구회 회원인 PL고 졸업생만 5명이다.
PL고 야구부는 일반적인 일본 고교 야구부와는 달리 엘리트 정책을 폈다. 야구부원 전원은 스카우트로 입학했으며, 일반 학생의 입부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 교내 기숙사에서 합숙 생활을 했다. ‘한국식’ 스타일이다.
화려한 성적 뒤에서 그늘이 짙어졌다. 합숙 생활에서 이지메, 폭행 등 여러 사고가 일어났다. 야구부원들은 수업에는 들어갔지만 학업은 뒷전이었다. 사건사고가 이어지자 PL고는 2002년 기숙사를 폐지했다. 하지만 2013년 2월 또다시 야구부 폭력 문제가 발각돼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2009년 뒤로는 고시엔 대회 출전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신입생도 매년 줄어들었다.
NHK는 “2017년 이후 모집 재개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PL고 야구부에는 2학년 학생 12명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 이후에는 야구부원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되는 상황이다. 2월 새로 취임한 야구부 감독은 야구 경험이 없는 검도부 출신이다.
일본에서 고교야구는 국가적인 관심의 대상이다. 대다수 야구부는 동아리 개념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PL고를 포함한 명문고들은 엘리트 선수 육성을 우선하는 정책을 펴왔다. PL고의 실패는 한층 더 엘리트주의로 운영되는 한국 학생 야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