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수 신분이 된 한상훈(전 한화)과 한화 구단이 잔여연봉 지급 방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20일 "한상훈 선수가 언론을 통해 팀을 떠나겠다는 밝힌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를 한 뒤 꾸준히 면담을 하면서 의견을 조율했다. '팀을 떠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소식을 접하고 조금 당황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잔여 연봉 지급과 관련한 요구 사항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 일시불을 요구하고 있는데, 구단 입장에서 수용하기 곤란하다. 한상훈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지난해 11월30일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한상훈을 제외했다. 사실상 방출이었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 기간이 남은 선수가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진 건 다년 계약을 허용한 이래 한상훈이 처음이다. 한화 측은 "한상훈을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육성선수 전환을 제안했다. 육성선수 신분이 되면 올 5월 이후 1군 등록이 가능하다.
한상훈은 겨울 동안 몸 만들기에 주력했다. 지난해 12월 자비로 하와이로 건너가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최근 언론을 통해 "한화를 떠나겠다.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잔여 연봉지급에 대해 자신의 요구사항을 전했다. 한상훈은 지난 2013시즌을 마친 뒤 한화와 4년 총액 13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2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2016~2017년까지 잔여 계약이 남아있다. 한상훈은 잔여 연봉 총액 4억원을 일시불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한상훈의 요구에 한화 구단은 "일시불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단 측은 "구단은 매년 정해진 예산 범주 내에서 집행을 한다. 한상훈의 연봉은 2017시즌까지 매년 2억원 지급이 정해진 상황이다. 지급 방식을 바꾸는 건 어렵다. 구단이 보류선수 명단 제외를 결정했기 때문에 팀을 떠나도 잔여 연봉 4억원은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이 방출을 결정했기 때문에 계약 파기에 대한 귀책사유는 한화 측에 있다. 때문에 한상훈은 새로운 팀으로 이적해도 한화로부터 잔여 연봉 4억원을 받을 수 있다. 유일한 쟁점은 지급 방식의 차이 뿐이다. 양 측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KBO는 "한화와 한상훈 사이에 계약조건의 문제이기 때문에 KBO가 관여할 부분은 사실상 없다. 한상훈은 규약상 자유신분이며 새로운 팀으로 이적이 가능하다. 한화와 새로운 팀, 모두에게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