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해먼드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 첫 날을 보냈다. 투수와 야수가 모두 참석하는 풀스쿼드 훈련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약 세 시간 동안 진행됐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박병호는 프랜차이스 스타 조 마우어와 캐치볼로 몸을 풀었다. 곧바로 마우어, 케니 바르가스와 한 조가 돼 1루 수비 훈련에 들어갔다.
인스트럭터로 합류한 명장 톰 켈리가 박병호에게 코칭을 했다. 켈리는 미네소타 감독을 16년(1986~2001년) 동안 지냈다. 16년 연속 재임은 1901년 창단 이후 최장이다. 간간이 켈리의 조언을 들었고, 동료들과도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다.
라이브배팅도 했다. 외야수 라이언 스위니, 포수 존 힉스와 짝을 이뤘다. 오랜만에 잡은 배트였다. 왼손 투수 토미 밀론과 오른손 투수 마이클 톤킨이 배팅볼을 던졌다. 박병호는 간결한 스윙으로 좌우를 가리지 않고 타구를 보냈다. 내야 훈련장에서 다시 한 번 타격 연습을 하고 일과를 마무리 한 박병호는 "첫날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첫 날 공식훈련을 마쳤는데. "한국 구단과는 다르게 조를 나눠서 스케줄을 진행해 헷갈리기도 했다. 첫날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생각보다는 훈련 시간이 조금 길었다." -다른 구단과 비교할 때 미네소타의 스프링캠프 시작 날짜가 가장 느린데. "캠프 전에도 선수들이 각자 지역마다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마련돼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난 운동할 데가 없으니 캠프에 일찍 온 거다. 내가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쪽 문화가 이러니까." -김현수(볼티모어)는 한국 시절보다 캠프가 늦게 시작해 빠른공을 상대하지 못했다고 했다. “맞다. 나도 오늘 처음으로 라이브배팅을 했다. 아무래도 어려웠다. 그래도 시범경기가 있다. 배팅케이지에서도 공은 볼 수 있다. 잘 준비하겠다. " -오늘 투수 공을 처음 본건가. "처음이다. 강하게 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처음이니까 타이밍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냥 공을 잘 보려고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 공을 상대해 보니 어땠나. "라이브배팅에서 투수도 여러 구종을 던지며 훈련 시간으로 삼더라. 확실히 깨끗한 직구가 없었라. 투심, 싱커 등 조금씩 변화되는 공을 던지는 거 같다. 그게 미국 투수인 것 같다. 프리미어 12가 끝난 이후 투수의 공을 상대해보지 못했다. 배트가 부러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웃음)" -1루 수비 훈련 때 톰 켈리가 어떤 말을 했나. "수비와 주루에 대해서였다. 기본에 대해 말했는데, 한국에서 배운 것과 다르지 않았다. 나도 코치를 모르고, 코치는 나를 모른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본기를 내가 알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잘 들으려고 했다. '나도 알고 있다. 조용히 하세요'라고 하면 안 된다. 이것도 나에 대한 테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한다." -현장을 찾은 팬이나 구단이나 장타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부담은 없나.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메이저리그는 처음이다 .이곳 문화를 전혀 몰라 조심스러운 점도 분명히 있다. 어떻게 하면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는지, 위기가 왔을 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려 한다." -배트 무게 변화는 없나. "한국 시절과 같은 브랜드를 쓴다. 길이와 무게도 똑같다."
-등번호가 넥센에서와 같은 52번인데. "모르겠다. 구단에서는 내가 넥센에서 52번을 사용했기 때문에 준비를 한 것 같다. 특별한 배려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유니폼을 받았을 땐 '아, 52번이 비어있는 번호였구나'라고 생각했다." -현지 매체나 선수들이 어떤 별명을 붙여줄까 고민인 것 같던데. "'뭐라고 불리고 싶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너희들이 만들어 줘'라고 했다.(웃음)" -시범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주안점을 둔다면. "오버페이스를 조심할 것이다. 시범경기부터 힘들어하면 안 된다. (정상 컨디션의) 60~70% 정도로 시범경기를 치를 생각이다." -메이저리그는 내야수의 1루 송구가 강하다는 말이 있는데. "해봐야 안다. 훈련을 시작한 지도 며칠 되지 않았다. 어떤 선수가 얼마나 세게 던지는지 잘 모르겠다." -주변에서 친절하게 다가오는 선수가 있나. "많다. 한 사람을 꼽기는 어렵다. 팀 간판선수부터 다들 잘 대해준다."
-간판선수인 조 마우어는 1루 경쟁 상대 아닌가. "포지션은 같지만, 선수들이 이래서 프로 같다. 같이 생활할 때는 잘 지낸다. 경쟁은 야구장에서 한다." -지명타자로 뛰면 컨디션 조율이 어렵다는 선수도 있는데. "한국에서 지명타자로 뛰었을 때 성적을 잘 모른다. 수비를 하면서 경기에 뛴 적이 더 많다. 하지만 지명타자로 기용된다면, 그에 맞춰서 준비를 하는 게 맞다. 포지션은 신경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