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 전에는 3위였고 지난 시즌에는 2위에 그쳤다. 올 시즌은 한 계단 올라갈 기회다."(서동철 청주 KB스타즈 감독)
"그동안 플레이오프는 우리가 빠진 '그들만의 잔치'였다. 이젠 바뀔 때가 됐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박종천 부천 하나은행 감독)
"노를 젓는 것도 챔프전에 올라와야 할 수 있다. 양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박 터지게 싸워 노가 부러졌으면 한다"(위성우 춘천 우리은행 감독)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앞둔 각 팀 사령탑들이 양보 없는 입심대결을 펼쳤다.
7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선 KDB생명 2015~2016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규 리그 4연패를 이룬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박종천 하나은행(2위) 감독,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이 참석했다.
올 시즌은 10일부터 하나은행과 KB스타즈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치른다. 플레이오프 승리 팀은 16일부터 우리은행과 챔프전(5전3선승제)에서 만난다.
평소 인터뷰를 재밌게 하기로 소문난 박 감독은 이날도 KB스타즈를 향해 선제 공격을 날렸다.
그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만날 먹던 밥은 싫을 것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은 별로다"며 "(하나은행이라는) 새로운 밥상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새로운 밥상을 들고 올라가겠다"고 자신했다.
2012년 창단한 하나은행은 올 시즌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반드시 챔프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위 감독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매우 부담스럽다"면서도 "(매년 우승하는 게)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에 4연패를 이뤄 내년에 5연패를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게 새로운 도전"이라고 받아쳤다.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 상대인 서 감독을 향해서도 발톱을 드러냈다. 그는 "백보드를 지배하는 팀(골밑이 강한 팀)이 승리를 한다. 확률 높은 농구를 하라는 말이다"며 "KB국민은행은 외곽에서 슛을 던진다. '양궁농구'라는 말은 좋지만 잘 빗나간다"고 도발했다.
그러나 서 감독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는 "단기전은 분위기와 흐름이 중요하다. 우리는 좋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넘친다. 우리의 색깔을 살려서 외곽이 골밑을 지배하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승 공약을 묻는 질문에 위 감독은 선수들에게 긴 휴가를, 서 감독은 선수단과 미국 여행을 내건 반면, 박 감독은 90년대 인기를 모은 2인조 가수 클론의 히트곡에 맞춰 관중과 댄스를 추겠다는 독특한 약속을 했다.
피주영 기자
사진출처 = WKBL 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