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수 차일목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 개막전에 8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날 이글스파크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안방을 지킨 차일목은 김용주과 장민재, 두 젊은 투수를 훌륭히 리드했다. 1회 김용주가 흔들리자 마운드를 올라가 진정시켰다. 4회에는 바뀐 투수 장민재의 변화구를 적극 활용해 3연속 삼진을 이끌어냈다.
차일목은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0-1로 뒤진 3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김정훈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글스파크를 찾은 한화 팬들은 '차일목'을 연호했다. 폭투로 2루에 안착한 차일목은 후속타자 권용관의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그의 득점은 한화의 결승 득점이 됐다. 공수에서 임무를 마친 차일목은 6회 시작과 동시에 조인성과 교체돼 물러났다.
데뷔전을 마친 차일목은 "정신없이 경기를 치른 것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경기를 앞두고 조금 떨리고 긴장이 됐다. 그런데 팬들의 응원 소리가 들리면서 힘을 얻었다.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젊은 투수들의 호투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그는 "김용주와 장민재는 평가전에서 던진 것보다 훨씬 공이 좋았다"며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 생각한다. 젊은 투수들이 정말 좋아졌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차일목은 자동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송구 동작을 간결하게 바꾼 차일목은 캠프 평가전에서 6차례 도루를 저지했다. 최근 5년간 도루 저지율이 0.216에 그치며 약점을 드러낸 모습은 없었다. 이날 넥센의 빠른 주자들을 맞아 적극적으로 견제 사인을 내며 발을 묶었다. 김 감독의 멘트를 전해 들은 차일목은 "캠프에서 많은 훈련을 하면서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아직 송구 연습을 더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일목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투수들의 컨디션이 이제 정상궤도에 올라왔다"며 "구종과 볼배합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투수들이 최대한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팀 적응은 이미 마쳤다. 김태균과 정근우, 조인성, 권용관 등 베테랑 선후배들이 적응에 큰 도움을 줬다. 내 역할을 충실히 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