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분석] 깃발 건 수원-성남의 '두 도시 이야기', 1막은 예고편이었다



서로의 자존심이자 명예인 깃발을 건 수원과 성남의 K리그 클래식판 '두 도시 이야기'의 1막은 승자 없이 끝났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는 '예고편'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수원FC와 성남FC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라운드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앞서 1라운드에서 승격 이후 첫 승점 1점을 따냈던 수원FC는 첫 승에는 실패했지만 2경기 연속 승점을 따내는데 성공했고, 성남FC 역시 승점 1점을 나눠가지며 1승1무(승점4)가 됐다. 자연히 '깃발대첩'의 승자도 다음 맞대결까지 미정인 상태로 남게 됐다.

 

▲역사적인 깃발대첩의 서막
수원FC의 역사적인 클래식 첫 홈 개막전이었던 이날 경기의 초점은 사실 '깃발대첩'에 쏠렸다. 깃발대첩의 시작은 성남FC 구단주 이재명 성남시장이 SNS를 통해 수원FC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도발'을 걸며 시작됐다. 두 구단주 사이에서 오고 간 설전에 팬들의 제안이 덧입혀져 '깃발대첩'의 골격이 완성됐고, 결국 두 구단주는 오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수원FC와 성남 경기의 승리팀이 상대팀 시청에 시를 상징하는 기를 걸기로 했다. 홈팀 승리시 다음날 오전 9시 원정팀 홈구장에, 원정팀 승리시 경기 종료 후 1시간 뒤 홈팀 홈구장에 서로의 깃발이 내걸리며 3일간 게양된다.


 

▲출사표
조덕제 수원FC 감독="솔직히 굉장히 기대된다. 시장님들께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자리를 펴 놓으셨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면 된다. 선수들 모두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개막전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김학범 성남FC 감독="수원FC도 전북-서울과 같은 팀이다. 이기면 승점 3점을 따는 것이고 패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다른 팀들과 똑같이 준비하겠다"

▲포메이션
홈팀 수원은 윤태수, 이재안, 김한원, 김재웅, 이승현, 이광진, 김근환, 레이어, 블라단, 이준호, 박형순이 선발로 나섰고, 원정팀 성남은 황의조, 박용지, 피투, 티아고, 김두현, 안상현, 이태희, 김태윤, 윤영선, 장학영, 김동준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눈여겨 볼 점은 이적시장 막판에 합류한 피투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이번 이적시장 합류한 피투가 최초로 선발로 나서며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경기에 나선다.

 

▲전반=50대50, 박빙의 0-0
1만 1000여석의 수원종합운동장을 빼곡하게 메운 관중들 앞에서 시작된 전반전, 두 팀은 초반부터 호각세의 경기를 펼쳤다. 서로 상대 골문을 한번씩 위협하며 시동을 건 두 팀은 점유율도 나눠가지며 호시탐탐 득점을 노렸다.

 


공격면에서 조금 더 의욕적으로 나선 쪽은 아무래도 성남이었다. 하지만 중원부터 뒷공간까지 틀어막은 수원의 수비 조직은 견고했다. 황의조는 수비에 묶여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블라단과 레이어로 구성된 수원의 중앙 수비는 성남 공격수들의 침투를 원천 봉쇄했다. 하지만 수원 역시 이승현을 중심으로 한 공격이 번번히 성남의 수비에 걸려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장군 멍군, 하지만 승부는 안녕
천신만고 끝에 성남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티아고가 골문 쪽으로 바짝 붙여 올린 크로스가 골라인을 넘었다는 판정과 함께 골로 인정되면서 성남이 1-0 리드를 잡았다. 티아고는 지난 수원 삼성전에 이어 수원 연고팀을 상대로 올 시즌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홈팀 수원FC도 골을 내주고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후반 21분, 전반 막판 교체투입된 김병오가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침투하던 이재안이 왼쪽 구석의 김병오를 정확히 보고 올려준 크로스를 놓치지 않고 원터치로 밀어넣은 것이 주효했다.

 


동점골을 넣은 수원은 후반 28분에도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김병오가 왼쪽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다 골키퍼 정면의 이재안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성남 센터백 듀오가 이재안을 놓친 상황에서 만들어진 완벽한 기회였다. 하지만 이재안의 슈팅이 힘없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역전골의 기회는 무산됐다.

위기를 넘긴 성남도 1분 뒤 티아고가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치열한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수원도 김병오가 날카로운 돌파를 시도하며 승부를 가릴 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두 팀 모두 더이상의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수원과 성남의 '두 도시 이야기'는 장소를 옮겨 열리는 '깃발대첩' 2막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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