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2014년에도 정규시즌 4위로 '가을야구'를 했다. 성과라면 성과. 그러나 기다림이 길었던 팬의 갈증을 없애기에는 부복했다. 그리고 2015년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LG를 확실한 '5강'으로 꼽는 이는 드물다. 전력 이전에 이미지가 그렇다.
29일 LG는 잠실구장에서 무사안녕 승리기원제를 치렀다.
양상문 감독은 개막 엔트리 확정을 앞두고 선수들을 지켜 봤다. 1루수에서 외야수로 변신한 서상우(27),투수 최성훈(27), 김지용(28), 이승현(25) 등이 양 감독이 주목한 선수였다. 외야수 이형종(27), 안익훈(20), 이천웅(28), 내야수 강승호(22) 등도 구슬땀을 흘렸다. 2013~14년 LG의 성공에는 '베테랑'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베테랑은 영원할 수 없다. 구단은 지난해 중반부터 '리빌딩'을 선언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한국 프로야구는 구단에 '리빌딩'에 필요한 권한이 작고, 시장은 좁다.
이병규(42, 9번), 박용택(37), 이진영(36, kt) 등 지명도 높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LG였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충성도 높은 LG팬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김상현(KIA-SK-kt), 박병호(넥센-미네소타), 정의윤(SK) 등은 LG를 떠나 이름을 알렸다. 거포 유망주에게 불리한 잠실구장도 한 이유였다.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LG는 올해도 20대 선수에게 기대를 건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이진영을 잡지 않으며, 구단은 확실한 의사 표시를 했다.
지난해 58경기 타율 0.340 6홈런 22타점으로 가능성을 비춘 서상우는 현재 외야 수비 훈련을 치르며 공수겸장 외야수로 진화를 꿈꾼다. 서상우는 시범경기에서 12경기 출장 타율 0.471(17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그에 대해 양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강한 송구는 잘하는 데 가까운 거리 송구는 조금 미흡해서 외야수로 뛸 것을 권유했다. 곧잘 하고 있고 무엇보다 타격이 정말 좋아서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다.”
2년차지만 LG 외야수 가운데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안익훈도 양 감독이 예의주시하는 젊은 선수다.
“자기 야구에 대한 자부심을 갖춘 당돌한 녀석”이라며 말을 이어간 양 감독은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 선수다. 같은 방을 쓰는 (임)훈이가 친절하게 가르쳐주는데 때로는 피곤할 정도로 많이 물어본다더라”며 웃었다.
안익훈의 외야 수비 범위는 두산 정수빈 못지 않게 넓은, 국내 최고급이다. 보완점으로 지적받던 스윙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으려 했다. 팀 주전 중견수이자 리드오프 자리를 노린다. 경찰청 제대하고 합류한 외야수 이천웅도 LG 외야 경쟁에 불을 붙일 인재.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이천웅은 이병규-박용택의 뒤를 이을 만한 공격형 외야수”라고 칭찬했다.
투수진에서도 마무리 후보 정찬헌(27), 임정우(25)에 롱릴리프나 셋업맨으로 뛰어볼 만한 후보들이 많다. 김지용은 177cm로 투수로는 작은 체구지만 묵직한 볼끝을 자랑한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성훈은 왼손 싸움닭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 이승현도 ‘파워피처’로 성장가능성이 높다.
젊은 선수는 팀의 현재이자 미래다. 이런 선수들이 많으면 팀은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팀의 귀한 자산. 그러나 그들은 하나 같이 물음표를 붙였다. 검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