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거리 곳곳에서 흥겨운 선거송이 흘러나오고 있다. 매일 선거송을 듣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도 한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신나는 아이돌 노래와 유명 작곡가가 직접 만든 후크송부터 트로트까지 이번 선거에서는 그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선거송도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하지만 각 정당이 선거송으로 선택한 노래들을 살펴보면, 선거송을 고르는 불변의 기준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거송이라면 모름지기 간명하고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단순한 노랫말이나 멜로디를 반복해 유권자들의 뇌리 속에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이 1순위 선거송으로 꼽고 있는 노래들만 살펴봐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간판 선거송 ‘Pick me(프로듀스1010)’, 더민주의 선거 맞춤형 노래 ‘더더더’, 국민의당 ‘로버트태권V’ 등이 대표적인 예다.
‘Pick me(나를 뽑아줘요)’라는 가사가 수없이 반복되는 새누리당의 선거송 Pick me(프로듀스1010)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빠른 시간 내에 후보자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송 ‘더더더’는 후렴구에 ‘더’라는 단어가 140여차례나 등장하는 후크송으로, 맞춤형 가사와 흥겨운 멜로디로 유권자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국민의당이 선택한 ‘로버트태권V’ 역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친숙한 노래라는 점이 특징이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하면 빼놓을 수 없는 CM송도 선거송으로 인기다. 다양한 버전으로 재탄생하며 국민 CM송으로 등극한 대웅제약 우루사의 ‘간 때문이야’는 여야 불문, 거의 모든 당의 십 수명의 후보자와 사용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CM송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한 멜로디라는 점이 ‘간 때문이야’의 장점이다. 대웅제약이 아티스트 윤종신과 함께한 오케스트라 버전을 새롭게 선보이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면 선거송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도 선거송으로는 사용되지 못한 노래도 있다. 방송은 물론 SNS 등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이애란의 ‘백세인생’이 바로 그 주인공.
백세인생은 새누리당이 일찌감치 총선 로고송으로 점 찍은 곡이지만, 저작권자인 김종완 작곡가가 사용료로 거액을 요구하면서 이 같은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완 작곡가는 노래가 필요하면 누구든 쓸 수 있지만, 독점 사용은 안 된다는 뜻에서 이 같은 금액을 요구한 것이라고.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는 선거송 만한 것이 없다. 그것이 아이돌의 노래건 유명한 CM송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하지만 선거송의 역할은 딱 거기까지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물과 공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