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는 10일(한국시간)까지 총 4경기를 치렀다. 우천 순연된 10일 탬파베이전을 포함하면 선발 라인업은 총 5차례 작성됐다. 하지만 김현수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적 없다. 아직 빅리그 데뷔전도 못 치렀다. 볼티모어 외야진은 예상보다 더 두텁다.
김현수는 지난해 12월 말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볼티모어 주전 좌익수로 예상됐다. 구단은 김현수의 타격 정확성과 높은 출루율에 주목했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30개 구단 중 최다홈런 3위(217개)에 올랐지만 출루율은 0.307로 전체 24위에 그쳤다. 이에 KBO리그 통산 타율 0.318을 기록한 김현수가 테이블 세터, 심지어 리드오프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김현수가 기회를 얻지 못한 건 타격 부진이 가장 크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에 그쳤다. 김현수와 볼티모어 구단은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놓고 줄다리기 했다. 구단은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에서 좀 더 경험을 쌓으라고 했고, 입지가 더 불안해질 수 있던 김현수는 이를 거부했다.
그 사이 외야 경쟁자들은 뜨거운 페이스를 자랑했다. 정규시즌에 이어 정규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조이 리카드(25)는 벅 쇼월터 감독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극찬한 유망주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91-1홈런-8타점을 기록했다. 5일 미네소타와의 개막전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리카드는 4경기에서 타율 0.467을 기록 중이다. 4경기 연속 안타에, 그 중 세 차례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9번타자로 나서던 그는 최근 리드오프로 출장한다. 김현수의 좌익수 포지션 경쟁자로 꼽힌 그는 팀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빅리그 통산 131홈런을 때려낸 마크 트럼보(30)는 시범경기에서 5홈런을 때려냈다. 정규시즌에서 타율 0.467로 리카드와 함께 팀내 타율 공동 1위다.
아담 존스(31)는 늑골 통증으로 최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있다. 하지만 빅리그 통산 1244경기에서 타율 0.278-196홈런-661타점을 올린 검증된 외야수다. 볼티모어에선 부동의 중견수다.
존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놀란 레이몰드(33)가 기회를 얻었다. 레이몰드는 최근 2경기에서 8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존스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나머지 세 선수가 맹타를 휘두르다 보니 김현수에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고 있다. 더그아웃에서 물끄러미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지난 8일 "주말 홈 6연전이 끝나기 전에는 김현수에게 선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볼티모어는 8일까지 미네소타와 홈 3연전을 가졌고, 9일부터 탬파베이와 홈 3연전을 치른다. 10일 경기가 우천 취소된 가운데 11일 탬파베이전이 홈 6연전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김현수로선 외야진의 선전으로 쉽게 찾아 오지 않는 기회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