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춘할망' 윤여정과 '45년 후' 샬롯 램플링 사이에 특별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먼저 데뷔 이후 지난 50년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무려 119편의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인 샬롯 램플링. 그녀는 20대 시절, 1960년대의 활기차고 낭만적인 런던을 대표하던 시크한 미인의 대명사였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륜과 삶의 지혜가 담긴 마법 같은 연기를 선보이며 수많은 거장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받는 세계적인 배우로 명성을 굳혔다. 그리고 올해 노부부의 사랑과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통찰하여 '아무르'를 잇는 사랑에 관한 걸작이라 찬사 받고 있는 영화 '45년 후'로 샬롯 램플링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5월 5일 개봉을 앞둔 '45년 후'는 로맨틱한 결혼 45주년 파티를 준비하던 ‘케이트’와 ‘제프’ 부부에게 남편 첫사랑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편지가 배달되며 생기는 노부부의 사랑과 갈등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 극 중 샬롯 램플링은 결혼 45주년 파티를 앞두고 첫사랑 소식에 흔들리는 남편을 보며 불안해하는 ‘케이트’로 완벽 변신해, 혼란스럽고 복잡한 심정을 지닌 캐릭터를 작은 표정 하나까지 완벽하게 표현하는 명연기를 펼쳤다.
5월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계춘할망'의 윤여정은 샬롯 램플링과 닮은점이 많다. 윤여정은 1966년 공채 탤런트로 데뷔, 그녀 또한 올해로 50년 연기 내공을 쌓은 노장 배우이다. 눈부신 미모를 자랑했던 20대부터 나이가 들어서도 변함없는 미모와 강한 카리스마로 중년 여배우들 사이에서 단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녀는 무수한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어 온 연기파 배우이다. 스크린에서뿐만 아니라 방송, 광고 모델로도 종횡무진 활약을 보이며 다채로운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낸 윤여정이 이번에도 영화 '계춘할망'을 통해 오매불망 손녀 생각만 하는 제주도의 해녀 할머니 ‘계춘’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변신을 예고했다. 이렇듯, 한계 없는 연기력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가 또 다른 차기작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로 제66회 베를린영화제에 입성, 전 세계 팬들을 거느리는 국제적인 배우로 거듭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주목된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