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운드에 '부상악령'이 덮쳤다. 시즌 초반 행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 수혈 가능한 새얼굴은 누가 있을까.
kt는 최근 선발·불펜 핵심요원이 잇따라 쓰러졌다. 불펜 필승조 배우열이 먼저 전력에서 이탈했다. 배우열은 지난 13일 고척 넥센전에서 투구를 한 뒤 베이스커버를 하던 중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꼈다. 통증을 참고 경기를 마쳤지만, 다음날 병원 검사 결과 오른쪽 종아리 근육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빛을 보는 듯 했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부상악령은 선발진으로 옮겨갔다.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가 쓰러졌다. 피노는 지난 17일 수원 SK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5회 투구를 하다 부상을 당했다. 이명기를 상대로 초구를 던진 피노는 갑자기 펄쩍 뛰며 주저 앉았다.
고통을 호소했지만, 5회까지 책임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피노는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좌측 햄스트링 파열 진단을 받고 출장이 어려워졌다. 재활과 복귀까지 6주 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18일까지 시즌 14경기에서 7승7패, 승률 5할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마운드의 선전이 힘이 됐다. kt는 리그 상위권 수준으로 평가받는 타선에 비해 마운드는 많은 물음표가 따랐다. 때문에 '투타 전력에 불균형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마운드가 기대 이상으로 호투했다.
피노·마리몬·밴와트 외국인 삼총사가 5승을 합작했다. 불펜진은 5홀드 4세이브를 따냈고, 평균자책점 3.67으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상자 발생으로 전력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체 자원을 찾아야 한다. 신인 박세진이 대체 선발 요원으로 꼽힌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 조범현 감독을 흡족케 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 중이다. 18일 1군에서 말소된 이상화도 선발진 합류가 가능하다. 1군 등록까지 열흘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대체 요원 가운데 1군 선발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 박세진 / kt 위즈 ]
불펜진은 사이드암 안상빈과 신인 이창재가 눈에 띈다. 안상빈은 사이드암이지만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뿌린다. 왼손 신인 이창재는 공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퓨처스 5경기에서 구원 2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퓨처스에서 밸런스를 조정하고 있는 조무근과 최대성도 합류가 가능하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겨울 투수 육성 파트 담당으로 차명석 코치를 영입했다. 차 코치는 퓨처스에서 유망주 투수를 집중 지도하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대체 요원으로 돌파한다면 kt 마운드는 한층 단단해 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