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은 지난 4월 유독 주목받은 선수다. 매년 토종 선발 투수 부재로 고민이 컸던 넥센에 희망이 됐다. 1군 데뷔 투수가 4연승을 거뒀고, 연속 무볼넷 기록도 세웠다. 올 시즌 주축 선수 이적으로 전력 약화가 전망됐던 넥센은 현재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신재영의 등장이 큰 힘이 됐다.
하지만 4월 29일 고척 SK전에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6⅓이닝을 소화하며 10피안타 4실점을 내줬다. 이전 4경기에서 내주지 않았던 볼넷도 허용했다.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5실점을 내줬다. 2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반등 계기가 필요했다. 11일 등판 상대는 1위 두산에게 3연승을 거둔 롯데였다. 하지만 궁합은 나쁘지 않았다. 롯데는 유독 잠수함 투수에게 약하다는 인식이 있는 팀이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에 낯가림도 심한 편이다.
심재영은 타선의 지원 속에 호투를 펼쳤다. 1-2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잡아냈고, 3회 문규현과 안중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내준 뒤 상대한 롯데 상위 타선 정훈과 김문호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4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막은 그는 5회 손용석과 안중열, 정훈에게 안타를 맞고 2사 만루에 놓였지만 리그 타격 1위 김문호를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좋은 분위기를 타고 반등한 신재영을 무리시키지 않았다. 6회 손아섭과 최준석에게 맞은 피안타 2개가 모두 배트 중심에 맞자 그대로 교체를 지시했다. 구원 투수 하영민이 후속 김상호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됐고, 신재영의 실점도 추가 1실점에서 마무리됐다.
타선은 이날 경기에서 17안타 16득점을 올리며 신재영을 지원했다. 구원 투수진도 추가 1실점으로 뒷문을 지켰다. 16-2로 완승을 거뒀다. 신재영도 시즌 5승을 거뒀다.
경기 후 신재영 "첫 패를 한 뒤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상대팀의 분석이 이뤄졌다고 생각했다. 손혁 코치님께 말했더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더라. 포수 박동원이 공이 좋다고 해서자신있게 던졌다. 왼손 타자 상대로는 싱커를 구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인이 없었다. 슬라이더를 주로 활용했다. 5승까지가 힘들었다. 하지만 오늘을 계기로 다음 등판에서 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무4사구는 신경쓰지 않았다"고 승리 투수가 된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