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첫 방송된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고현정(박완)이 엄마 고두심(장난희)와 고두심의 절친들을 모시고 동문회에 가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동문회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서로 간의 관계를 정리해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우리가 알고 있던 노년의 사고방식과 삶이 청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꼰대라 부르며 청춘들의 삶에 간섭만 한다고 생각되는 어른들의 삶도 청춘 같았다. 자식들의 말 한마디에 상처 받고, 친구 간에도 트러블이 있었으며 결혼이 아닌 이혼과 죽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콜라텍에 가는 것이 취미인 고두심은 딸인 고현정과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며 고현정을 부려먹었다. 고현정 역시 고두심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고 반항하는 모습으로 공감하게 했다.
고현정은 고두심이 아닌 이모들 김혜자(조희자), 나문희(문정아), 윤여정(오충남) 등에게는 살갑게 대하며 우리 곁에 있는 여느 딸들과 비슷해 감정이입이 더 쉬웠다.
노년층의 경우 고민하는 대상이 다를 뿐, 삶의 방식은 젊은 세대들과 다르지 않았기에 꼰대에 대한 인식 변화를 하게 했다. 고두심은 과거 남편이 바람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모르는 척 했던 박원숙(이영원)과 머리카락을 잡고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앙숙으로 지내며 소녀처럼 서로에 대한 날을 세웠다.
또 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동문회에 가며 설레하는 모습,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도 탄성을 지르며 감동하는 모습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초반 우려 요소로 떠올랐던 젊은 세대의 공감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우리가 봐왔던 부모님, 조부모님들의 모습과 일맥상통했고, 늘 봤던 모습이기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순간도 여러번 있었다.
고현정의 연인으로 등장한 조인성의 모습은 젊은 시청자들을 위한 '보너스' 같기도 했다. 잠깐의 등장만으로 고현정과 선남선녀의 시너지를 폭발시킨 조인성의 매력은 여심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한편 '디어 마이 프렌즈'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있다"고 외치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