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를 둘러싼 한화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한화는 13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의 1군 등록을 말소했다. 마에스트리는 올시즌 8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4월엔 들쭉날쭉한 성적 속에서도 두 차례 무자책점 경기를 하는 등 어느정도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5월 세 경기에선 5이닝 동안 무려 14실점했다. 이닝 수의 네 배가 넘는 주자(22명)를 출루시켰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4일 휴식 등판 5회에 불펜을 조기 투입하는 불안정한 기용도 부진의 한 이유다.
마에스트리는 처음부터 '임시 외국인' 성격이 강했다. 기량과 경력, 모두 현재 KBO리그 기준에 미달한 투수였다. 퇴출설이 나오는 건 자연스럽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에스밀 로저스와 계약에 합의한 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탈락한 투수들을 물색했다.
그러나 여의치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1000만 달러를 달라고 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의 말이 진담이라면, 구단의 지불 여력에 대한 고민 없이 눈만 너무 높았던 셈이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는 시즌 개막 전후와 정반대다. 한 소식통은 “한화가 일본 사회인야구 투수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5월 5일 김성근 감독이 허리 수술로 입원한 이후 작업이 일단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사회인야구 투수는 제구력과 커브가 좋은 20대 우완이다.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하지만 직구 구속이 시속 130km대다. 일본 사회인야구의 수준은 상당한 편이다. 아마추어 국제대회에서 프로 선수 참가 허용 전까지 일본 대표팀의 주력도 사회인야구 선수였다.
최하위 탈출이 요원한 한화는 외국인 선수 교체에 거액을 투자할 상황이 아니다. 비용 대비 효과를 추구하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 수준급 투수도 고전하는 게 최근 KBO리그다.
스카우팅은 원래 여러 선수를 리스트에 올려놓는 작업이지만, ‘일본 사회인야구 선수’라는 발상은 지나치게 파격적이다. 한화 스카우트 팀의 일본 외 지역 외국인 선수 업무는 현재 '통상적'인 수준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사회인야구 투수 영입 추진에 대해 일단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현재 한화 스카우트 팀은 모두 5명. 이 중 세 명은 국내 아마추어 선수만 담당한다. 외국인 선수는 원래 투수 코치로 계약했던 일본인 미야모토 요시노부와 한국인 직원 한 명이 맡고 있다. 일본 관련 업무는 미야모토가 전담한다.
조직 차원의 고민 없이 개인적인 판단과 인연으로 선수 영입이 결정되기 쉬운 구조다. 마에스트리부터가 그랬다. 그는 지난해 12월 오릭스에서 방출된 뒤 일본 독립리그 구단과 계약했다.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인스트럭터로 초빙한 가와지리 데쓰로의 추천을 믿고 마에스트리 영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