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예능상 후보에 오른 다섯명의 지난 1년간 활약이 눈부시다. 김구라는 지난해 MBC 대상 수상 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작왕'이라는 별명답게 일주일이 빠듯하다. 김성주는 '복면가왕' '위키드' '쿡가대표' 등에서 감칠맛 나는 진행으로 코미디언 출신이 아닌 방송인으로는 유일하게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슈퍼파월' 하나로 전성기를 되찾은 김영철과 '가상 결혼'으로 재기에 성공한 윤정수도 활약이 돋보인다. '무한도전'을 기본으로 '능력자들' '코드'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정준하도 후보다.
제52회 백상예술대상은 6월 3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된다.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조인스 문화사업 부문이 주관한다. JTBC·JTBC2로 생방송되며 중국 아이치이서 동시 동영상 생중계한다. 스타센추리·르노 삼성이 협찬한다.(후보자 소개는 가나다순)
▶김구라 비 온 뒤 땅이 굳어졌다. 지난해 개인사로 안타까운 시기를 보냈지만 활약은 더 도드라졌다. MBC 예능국 부활의 1등 공신이다. 동시간대 1위로 확실히 자리잡은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년 내내 출연했다. '복면가왕'에서는 냉철한 분석으로 가수가 누구인지 알아내고 패널들과 대화도 이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선 격주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집밥 백선생' '헌집줄게 새집다오' '투자자들' 등 출연 프로그램만 10여개. 24시간, 일주일이 모자란 남자다. 지난해 MBC '연예대상' 대상에 이어 생애 첫 백상예술대상 예능상을 품에 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김성주 아나운서에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수많은 프리랜서의 교과서다. 전체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진행과 코미디언 못지 않은 위트와 입담까지 가졌다. 큰 무대일수록 떨지 않고 담담하게 진가를 발휘한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바뀐 파트너 안정환과 환상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파트너십을 그대로 이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1회 출연만에 1위를 거머쥐었다. 새로 들어간 '능력자들'에서도 이경규와 찰떡 호흡을 뽐내고 있다. 올초 눈 건강 악화로 3주간 휴식을 갖고 KBS 쿨 FM '김성주의 가요광장'에서도 하차했지만 감을 잃지 않았다. 육아 예능부터 생방송까지 100의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
▶김영철 외형만으로 웃길 수 있는 흔치 않은 캐릭터다. 부릅뜬 눈과 툭 튀어나온 입까지 모든 게 개그 요소다. 지난해 '무한도전'에서 실없이 던진 한 마디 '힘을내요~ 슈퍼파월' 하나로 각종 CF와 예능 러브콜 1순위의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진짜사나이'에서는 훈련을 받다 쉬는 시간이 생기면 교관들을 따라하는 등 잠시도 입을 쉬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까불이'가 아닌 40대 독신남의 라이프를 보여주고 있다. 한때 멈출 수 없는 오버 DNA로 100만 안티를 끌어 모았지만 지금은 안티 마저 팬으로 돌려 세웠다. 본인이 입버릇처럼 말한 2000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수상, 그 후 16년만에 한 단계 올라설까.
▶윤정수 가상 결혼으로 화려한 인생 2막을 열었다. 한때 50억원대 매출의 사업가로 성공하는 듯 했지만 지인의 빚보증과 방송제작사 지분투자 실패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으며 2013년 파산 선고를 받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둘 방송활동을 시작했고 그 중심에는 김숙과 '최고의 사랑'에서 부부로 호흡한 게 컸다. 시청률 7% 돌파시 실제 결혼하겠다는 공약을 걸어 대국민을 TV 앞에 불러모았다. 최고시청률 5%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진정 상태다. 김숙과 동반 혹은 혼자 광고도 다수 찍는 등 재기에 완벽히 성공했다. '진짜사나이' '투자자들' 등 김숙의 그늘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 중이다.
▶정준하 '무한도전' 내 3인자에게도 볕들 날이 왔다. 그동안 유재석과 박명수에게 밀려 10여년간 예능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정준하가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무한도전'에서 말 한 마디 때문에 '쇼미더머니5'에 출연해 젊은 래퍼들 사이 경쟁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항상 억울하게 당하는 캐릭터지만 그 모습에 시청자들은 웃고 행복하다. 노홍철·길·정형돈 등이 빠진 '무한도전' 내 입지를 넓혀 갔고 지난달 '예능인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김구라·이경규·신동엽 등을 제치고 유재석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MBC '연예대상'서 아쉽게 불발된 최우수상을 백상에서 가져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