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이 '착한 테리우스'로 완벽 변신했다. 순전히 연기력으로 절대 악역 '남규만' 을 잊게 만들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주말극 '미녀 공심이'에서는 남궁민이 장난기 넘치는 동네 테리우스 안단태로 분해 숨겨왔던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됐다. 프로 멜로꾼 다운 섬세한 표정 변화는 물론,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훅 치고 들어오는 심쿵 포인트로 설렘을 자아낸 것.
남궁민은 지난해 '냄새를 보는 소녀'와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연달아 출연, 곱상한 외모, 부드러운 목소리 뒤에 숨은 악날함을 연기 했다. 그의 연기는 소름끼칠 정도였다. 주조연에 머물러 있었던 그는 대중에게 '악역=남궁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런 남궁민의 로코 변신은 반갑다. 그간 로코를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나 싶다. 특히 지상파 첫 주연에도 극을 이끌어가는 무게감이 있었다. '미녀 공심이' 1·2회에서 그는 '로코' 옷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과거 남궁민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하지만 그가 코미디까지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치 못했다. 이날 남궁민은 민아(공심) 놀리기에 몰입했다.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온 민아가 변호사를 변태사라고 잘못 부르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변태사는 자격증 있는 변탠가?"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온주완(석준수)이 공심의 머리 스타일을 칭찬할 땐, "이거 칭찬 아니야. 좋아하지 마요"라며 일침을 날렸다. 게다가 온주완의 등장에 가발 끝에 웨이브를 넣은 민아를 보며 얄미운 웃음을 짓기도 했다.
남궁민은 배려심 넘치고 자상한 면모도 빛을 발했다. 그는 또다시 술에 취해 자신의 옥탑방에서 잠든 민아를 깨우지 못한 채 청소용 솔에 짜인 치약과 반쯤 씹힌 비누를 보며 코믹한 표정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남궁민은 편의점 앞 노숙 행을 택해, 민아를 구박하는 데 재미가 들린 남궁민 반전 매너가 돋보인 대목이었다.
남궁민은 감동과 든든함도 선사했다. 아르바이트 중 진상 고객에게 폭행을 당한 민아는 그 진상 고객이 언니 서효림(공미)의 로펌 대표 부인이라는 이유로 고소를 포기했다. 이에 남궁민은 민아 몰래 증거를 찾아 진상 고객의 사과를 이끌어 냈다.
덕분에 가족의 차별과 취직 스트레스 때문에 늘 무표정이었던 민아는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특히 남궁민은 모든 일을 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기분이 좋은 공심을 바라보며 슬쩍 웃음을 지어 두근거림을 선물했다.
앞으로 남궁민과 민아의 로맨스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제 막 시작된 남궁민의 로코 타임에 기대가 더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