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 승차없이 동부지구 1,2위였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나란히 3승 3패를 기록하며 순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볼티모어에서는 맷 위터스가 홈런 두 방과 2루타 세 개를 포함해 17타수 9안타(0.529)를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마이클 기븐스와 브래드 브락도 3.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마무리 잭 브리튼 (2세이브)까지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보스턴은 이번주에도 화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29타수 12안타 (0.414)의 무키 베츠, 21타수 8안타 (0.381)의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29타수 11안타 (0.379)의 잰더 보가츠, 24타수 9안타 (0.375)의 데이빗 오티즈까지 식을 줄 모르는 방망이를 자랑했다. 투수진에서는 데이빗 프라이스가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반갑다. 프라이스는 작년 우승팀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맞아 7과 1/3이닝동안 2실점하면서 시즌 6승째를 챙겼다.
반면 하위권에서는 뉴욕 양키스의 분전이 (이번 주 5승 2패) 눈길을 끈다. 부상자명단에서 복귀한 쟈코비 엘스버리는 팀 타선에 짜임새를 더해줬고 카를로스 벨트란은 일주일동안 2루타를 다섯 개나 치는 등 나이를 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양키스 팬들에게 엘스버리만큼 반가운 얼굴은 아롤디스 채프먼일 것이다. 지난 주 3세이브, 이번 주 3세이브를 기록한 채프먼의 복귀로 인해 양키스는 델린 베탄시스 - 앤드류 밀러 - 채프먼으로 이어지는 사기급 불펜을 가동하고 있다. 이번 주 그들의 성적의 합은 9이닝 3안타 1실점 2볼넷 15삼진. 불펜이 안정되자 선발진도 덩달아 안정되었는데, 든든한 지원군을 둔 네이선 이발디와 이반 노바는 6이닝동안 각각 85개, 62개만을 던지고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중부지구에선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주춤한 사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5승 2패, 캔자스시티 로얄스가 4승 2패,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5승 1패를 기록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주초 신시내티와의 네 경기에서 43점을 뽑아내는 화력을 선보이며 4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런 타선의 중심에는 2년차 유격수 프란스시코 린도어가 있다. 린도어는 주로 3번 타자로 등장해 0.327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홈런도 세 개나 치면서 작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캔자스시티는 강적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각각 2승 1패씩을 거두며 작년 우승팀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중간계투진의 활약이 빛났는데, 5이닝씩을 던진 켈빈 헤레라와 호아킴 소리아, 5와 1/3이닝을 던진 루크 호체바의 평균자책점은 0이다.
디트로이트는 카메론 메이빈이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6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20타수 12안타 (0.600)를 쳤고, 부진하던 JD 마르티네즈도 이번 주에만 네 개의 홈런을 치면서 반전을 예고했다. 상승세의 디트로이트는 이번주에만 2승을 거둔 에이스 조던 짐머맨 (사타구니)과 투구에 맞은 미겔 카브레라 (무릎)의 부상이 심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번 주 5승을 추가하며 서부지구 선두 자리에 올랐다. 이대호는 금요일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등장, 7회초에는 2타점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아냈고 9회에는 점보 디아즈를 상대로 좌월 홈런을 쳐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다음 주 상대적으로 약체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미네소타 트윈스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시애틀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 주 벤치 클리어링의 여파인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오클랜드에게 3연패했지만 휴스턴을 상대로 3연승하며 2위를 유지했다. 오도어의 8경기 징계, 부상자명단에서 복귀하자마자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추신수, 부진의 늪을 좀처럼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프린스 필더 등 악재가 겹쳐 있지만, 작년 봄 토미존 수술을 받은 유 다르빗슈가 선발진에 가세하는 것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르빗슈는 텍사스 산하 AAA구단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의 옷을 입고 등판한 경기에서 7이닝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면서 3안타 2실점으로 호투, 영점 조절을 마쳤다.
아메리칸 리그 7주차 승률 순위 (5월 23일 기준)
1. 볼티모어 오리올스 (동부 1위) 2. 보스턴 레드삭스 (와일드카드 1위) 3. 시애틀 매리너스 (서부 1위) 4. 시카고 화이트삭스 (중부 1위) 5. 텍사스 레인저스 (와일드카드 2위) 6.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7. 캔자스시티 로얄스 8. 뉴욕 양키스 8.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0. 탬파베이 레이스 11. 토론토 블루제이스 12. LA 에인절스 13.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14. 휴스턴 애스트로스 15. 미네소타 트윈스
내셔널 리그
워싱턴 내셔널스가 이번 주에도 4승 2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여전히 동부 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워싱턴의 원투펀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8경기 연속 7개 이상의 삼진을 잡으면서 시즌 7승째를 (무패) 올렸고, 맥스 셔저도 말린스를 8이닝 2실점으로 요리하면서 5승째를 달성했다. 노아 신더가드에게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지구 라이벌 뉴욕 메츠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둔 것은 특히 기분 좋은 일.
메츠도 주말 3연전에서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스윕하며 이번 주 4승 2패를 기록, 워싱턴과의 거리를 유지했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와 마이클 콘포토는 3홈런씩을 치면서 활약했다. 쥬리스 파밀리아는 1승 3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단단히 잠궜다. 파밀리아뿐 아니라 애디슨 리드, 한셀 로블레스, 제리 블레빈스등 불펜에서 여러 선수가 골고루 잘 해주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와일드카드가 두 장으로 늘어난 2012년부터, 와일드카드 8장 중 6장은 중부지구에서 나왔다. 시카고 컵스의 독주에 가려 눈에 띄진 않지만, 올해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어느덧 승수를 차곡차곡 추가해 와일드카드 2위인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목전에 두고 있다. 피츠버그의 개럿 콜은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레고리 폴랑코, 존 제이소, 조디 머서의 방망이가 불을 뿜는 가운데 강정호가 복귀하자마자 연신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투수 마이크 리크가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연거푸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도 6과 2/3이닝동안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오승환, 케빈 시그리스트, 트레버 로젠탈의 불펜진도 믿음직한데, 특히 오승환은 3주간 8번의 등판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철벽같은 모습을 과시중이다. 겨우 25살의 스티븐 피스코티는 어느덧 타선의 중심이 되었다.
서부지구에서는 LA 다저스가 의외로 부진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약진이 눈에 띈다. 클레이튼 커쇼는 이번 주 에인절스전에서도 11삼진을 곁들이며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고, 알렉스 우드도 두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스캇 카즈미르와 마에다 켄타는 부진했다. 특히 마에다는 초반의 좋은 모습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토요일, 일요일 경기에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각각 연장 11회와 17회까지 가는 혈전을 펼쳐서 불펜 투수 소모도 심하다.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중인 브랜든 맥카시와 류현진의 복귀가 간절해보이며, 특급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의 이른 콜업도 고려해볼만 하다.
자이언츠는 우승 후보 컵스를 상대로 기분 좋게 2승 1패를 기록하며 이번 주를 5승 1패로 마감, 다저스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는 화요일 경기에선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탈삼진 11개를 잡아내며 1실점 완투승한데 이어, ESPN을 통해 전국으로 중계되는 일요일 경기에서는 7과 2/3이닝동안 무실점 투구를 했다. 특히 0의 균형이 팽팽하던 5회말에는 적시타로 결승점까지 뽑아내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범가너뿐 아니라 조니 쿠에토, 제프 사마자, 맷 케인까지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서부지구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셔널 리그 7주차 승률 순위 (5월 23일 기준)
1. 시카고 컵스 (중부 1위) 2. 워싱턴 내셔널스 (동부 1위) 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서부 1위) 4. 뉴욕 메츠 (와일드카드 1위) 5. 필라델피아 필리스 (와일드카드 2위) 6.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7.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8. 마이애미 말린스 9. 콜로라도 로키스 10. LA 다저스 11.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2.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13. 밀워키 브루어스 14. 신시내티 레즈 15.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베스트 플레이어: 노아 신더가드
겨우 23살의 2년차 우완투수 노아 신더가드는 이제 뉴욕 메츠의 에이스를 넘어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어가고 있다. 긴 금발을 찰랑거리며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슬라이더를 뿌리는 신더가드. "토르"라는 별명이 참 잘 어울린다. 이번주에 신더가드는 두 경기에 나와 14이닝동안 무실점, 삼진을 무려 21개 잡으면서 2승을 챙겼다. 볼넷은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올시즌 기록은 5승 2패 1.94의 평균자책점과 0.98의 WHIP. 60과 1/3이닝동안 잡은 삼진 수는 무려 76개다.
워스트 플레이어: 신시내티 레즈 투수진
4이닝 7실점, 4와 1/3이닝 10실점, 5와 2/3이닝 4실점 (3자책), 3과 1/3이닝 2실점. 이번 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던진 신시내티 레즈 선발진의 성적표이다. 6년 1억 5백만불의 계약을 안긴 호머 베일리는 작년 봄 받은 토미존 수술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인 젊은 선발 투수들(라이젤 이글레시아스, 앤써니 데스클라파니, 마이클 로렌젠)도 줄줄이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존 램은 20이닝동안 11삼진 9볼넷을 기록할 정도로 제구력이 불안정하고 알프레도 사이먼의 구속은 점점 하락세에 있다. 유망주 브랜든 피네건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처럼 보이며 28살이 되어서야 메이저리그를 밟은 팀 애들먼은 마이너리그에서도 특출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그나마 개막 직전 파드레스에서 지명할당된 댄 스트레일리를 데려왔지만 언제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이다. 불펜도 채프먼 트레이드 이후로 구심점을 잃고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시즌초 마무리를 보던 JJ 후버는 AAA 루이빌 배츠로 강등되었다.
이번 주 0승 7패를 기록한 신시내티는 다음주 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원정길에 오른다.
코리안리거 소식:
오승환이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에는 특히 더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콜로라도와 애리조나를 상대로 세 경기에 등판한 오승환은 3이닝동안 잡은 아웃카운트 9개중 무려 7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단 한 명의 주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올시즌 평균자책점은 1.19까지 내려갔으며, 22와 2/3이닝동안 3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타자들은 부상/부진 소식이 많아 우울한 한 주였다. 부상자 명단에서 한달여만에 복귀한 추신수는 복귀 첫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가고 말았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햄스트링은 재발이 쉬운 부위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부상에서 복귀해 연일 맹타를 휘두르던 강정호도 내야땅볼 때 홈 쇄도를 하다 포수와 충돌, 부상을 입었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어깨 부상 이후 재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류현진은 상위A 랜초쿠카몽가 퀘익스의 옷을 입고 두 번째 선발 경기를 치뤘다. 3이닝동안 3안타 1실점. 지난 번 등판보다 직구 구속이 한결 오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차근차근 준비 잘 해 위기를 겪고 있는 다저스 투수진에 한 줄기 희망이 되주길 바라본다.
이대호와 김현수는 여전히 충분한 출장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는 세 경기에서 7타수 2안타, 김현수는 두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박병호는 꾸준한 출장기회를 얻고 있긴 하지만, 월요일에 2루타를 하나 친 이후로 다섯 경기째 무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박병호의 이번 주 성적은 22타수 1안타 (0.045).
한국 태생의 랍 렙스나이더는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어 한 경기에 출장했다.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2대 0으로 근소하게 앞서가던 4회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유망주 션 마네아와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끝에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이날 경기는 뉴욕 양키스가 5대 1로 승리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