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던 날, 같은 시간 영국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는 헐시티와 셰필드 웬즈데이의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렸다. 승격이 걸린 전쟁같은 이 경기의 승리자는 헐시티였고, 이들은 경기장을 찾은 7만여 팬 앞에서 챔피언스리그 못지 않은 뜨거운 명승부를 펼쳤다.
경기는 팽팽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헐시티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갔고 후반 27분, 헐시티의 모하메드 디아메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디아메의 이 골은 이날 경기 결승골이 됐고, 헐시티는 강등 1시즌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복귀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디아메는 헐시티를 승격으로 이끈 자신의 골에 대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골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승장 스티브 브루스 감독 역시 “디아메의 골은 멋진 골이었고, 그 골이 우리를 프리미어리그로 이끌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루스 감독은 이어 “우리는 부상 없이 중요한 선수들이 모두 경기에 뛸 수 있었기에 충분히 이길만 하다고 생각했다. 초반 좋은 기회에서 득점하지 못했을 때 불안하기도 했으나 디아메의 골이 터졌다. 너무 기뻤다"며 “앞으로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 많은 준비를 해서 스완지나 왓포드처럼 오랫동안 프리미어리그에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는 법. 승격의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패장 카를로스 카르발 셰필드 감독은 “우리는 오늘, 이번 시즌 우리가 치렀던 다른 경기들처럼 경기를 하지 못했다. 헐시티가 이길만한 경기였다. 그들은 기회를 만들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넣었기 때문”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날 경기에 걸린 가치는 액수로 환산하면 약 1억 7000만 파운드(3천억원). TV 중계권료, 스폰서, 광고 비용 등 1부리그만 누릴 수 있는 엄청난 수익이 동반된 빅매치였다. 그리고 헐시티가 올 시즌 가장 비싼 경기였던 이날의 주인공이 되면서 잉글랜드리그도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