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는 날은 오는 7월 2일(한국시간)이지만 벌써부터 스포일러가 난무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여름 이적 시장 얘기다.
2015~2016시즌 EPL은 레스터 시티의 동화같은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자타공인 '명문'이라 불리는 클럽들은 올 여름 세계적인 선수들을 불러들여 옛 영광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이렇다 할 장애물도 없다. 다음 시즌부터 EPL TV 중계권료가 폭등해 곳간을 두둑히 채웠기 때문이다.
EPL 중계권료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30억1800만 파운드(약 5조1646억원)였다.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 약 두 배 오른다. EPL 사무국은 2016~2017시즌부터 3년간 영국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 BT스포츠와 51억3600만 파운드(약 8조8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이 금액은 고스란히 각 팀에 돌아간다. 사무국은 중계 수익 50%를 각 구단에 균등 배분한다. 잔여 금액은 리그 순위 및 생중계 횟수 등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EPL 구단들이 여름 이적 시장 주연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각 클럽들이 선수 영입으로 지출하는 금액도 해마다 치솟고 있다. 지난해 영국 공영방송 B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15년 EPL 여름 이적 시장 총 지출 금액은 8억7000만 파운드(약 1조5000억원)로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경제 위기가 불어닥친 2009~2010시즌과 2010~2011시즌을 제외하고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올해 역시 최고액을 경신할 준비를 마쳤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아스널이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2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삼켰다. 이에 다음 시즌 우승을 목표로 지갑을 열고 있다. 아스널은 지난달 독일 분데스리가 뮌헨글라드바흐에서 맹활약한 그라니트 샤카(23) 영입을 발표했다. 독일 도르트문트 미드필더 헨리크 음키타리안(27)도 아스널행이 임박했다. 또 레스터 시티 '듀오' 제이미 바디(29), 리야드 마레즈(25)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주제 무리뉴(53) 감독을 앞세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심상치 않다.
이들은 지난 시즌까지 파리 생제르망(프랑스)에서 뛴 장신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 영입을 눈앞에 뒀다.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는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24·유벤투스), 리버풀은 이탈리아 득점왕 곤살로 이과인(29·나폴리)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폭스 스포츠는 7일 "막대한 중계권료를 등에 업은 EPL 구단들은 올 여름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