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시프트는 대세다. 특히 최근 5년 사이에 흐름이 바뀌었다. 세밀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야에 그물을 쳐놓는 팀이 늘어나고 있다.
2011년 메이저리그 전체 2400회가 되지 않았던 시프트는 이듬해 4570회로 2배 가깝게 증가했다. 2014년에는 사상 첫 1만 회를 넘겼다. 시프트를 전혀 하지 않았던 신시내티 레즈 같은 팀도 정책을 달리 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3퍼센트 증가한 1만7733회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시프트는 어떤 타자에겐 악몽이었다. 뉴욕 양키스 1루수 마크 테세이라(뉴욕 양키스)가 대표적이다. 스위치타자로 높은 정확성을 자랑했던 테세이라는 2009년을 기점으로 타율이 급락했다. 2003년 데뷔 후 2009년까지 통산 타율이 0.290이었지만 2010년 이후론 0.240이다.
가장 큰 이유는 좌타석 타율.
3할을 웃돌던 좌타석 타율이 0.224까지 떨어졌다. 상대가 1, 2루 사이에 수비수 세 명을 세우는 시프트를 자주 걸었기 때문이다. 이후 부상까지 겹쳐 테세이라는 리그 최고의 스위치타자에서 '먹튀' 고액 연봉자로 전락했다.
반면 오승환의 팀 동료인 왼손 타자 맷 아담스(세인트루이스)는 해답을 찾은 좋은 예다.
2013년에 잦은 시프트를 경험한 아담스는 밀어치는 타구 빈도를 늘렸다. 그 결과 46%(우측)-31%(중앙)-23%(좌측)였던 타구 방향이 35%(우측)-22%(중앙)-48%(좌측)으로 달라졌다. 풀히터에서 당겨치기와 밀어치기가 모두 가능한 스프레이 히터로 변신해 상대 작전을 무력화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시프트는 이제 메이저리그의 트렌드다. 시프트를 '많이 쓴다'와 '적게 쓴다'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으로 활용한다"며 "시프트를 통해 전체 실점의 20% 이상이 줄었다는 현지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시프트가 더 확장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좌타자에 집중됐지만 올해는 우타자에게도 시프트가 이뤄지고 있다. 타자들도 시프트를 깨기 위해 번트를 안 하던 선수들이 번트를 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달라진 변화를 전했다.
시프트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시프트 제한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더 빨리 적응할 수도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시프트 상황에서 인플레이 타율이 더 높아졌다. 시프트는 결국 효과가 사라지면 줄어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