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밀 로저스(29)의 방출이 결정된 지난 24일, 본지는 대전에서 로저스와 접촉을 시도했다.
로저스가 거주하는 구단 소유의 아파트를 찾았지만, 그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다. 경비원은 "로저스가 단지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저스의 SNS 계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참 동안 답변은 없었다.
이글스파크에서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시작된 오후 6시30분, 로저스에게 답장이 왔다.
로저스는 "팀에게 문의를 하라. 나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급작스런 신분 변경 때문인지 말을 아끼려는 듯 했다.
로저스는 23일 SNS 계정을 통해 자신의 수술 계획을 밝혔다. 논란이 커졌고, 오전 9시까지만 해도 "결정된 게 없다"던 구단은 정오께 웨이버 공시 신청 사실을 발표했다. KBO는 한화의 신청을 접수한 1시간 여 뒤 내부결제를 올렸다. 속전속결이었다.
기자가 귀국 일정을 묻자 로저스는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팀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받겠다는 생각은 여전했다. 로저스는 "나는 능력있는 의사에게 수술 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구단이 수술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의 수술을 원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로저스는 25일 대전 모처에서 박정규 한화 단장과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SNS와 관련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향후 일정을 구단과 논의하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로저스가 단장과 면담을 마쳤다"며 "수술 비용은 자신이 부담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당분간 대전에 머물며 신변을 정리할 예정이다. 빠른 시일 내에 출국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