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시가 또 다시 좌절했다.
아르헨티나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주 이스트러더퍼드에 위치한 메트라이프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에서 칠레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칠레는 2015년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코파 아메리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반면 아르헨티나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는 또 다시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 우승컵 도전에 실패했다.
◇ 칠레 디아스-아르헨티나 로호 퇴장… 승부는 미궁 속으로아르헨티나는 전반 10초 에베르 바네가의 중거리 슈팅으로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칠레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폭넓은 활동량으로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호시탐탐 노렸다. 하지만 이렇다 할 찬스는 없었다.
아르헨티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메시의 드리블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반 16분에는 마르셀로 디아스가 메시의 드리블을 막기 위해 거친 태클을 시도해 경고를 받았다.
디아스의 옐로우 카드는 독이 됐다. 그는 전반 28분 또 다시 메시의 드리블을 몸으로 가로막아 옐로우 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수적 우세를 등에 업은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고삐를 당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칠레 수비는 번번이 몸을 던지는 수비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차단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는 점점 과열됐다. 전반 39분에는 메시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옐로우 카드를 면치 못했다.
3분 뒤에는 아르헨티나 수비수 마르코스 로호도 퇴장 당했다. 주심은 로호가 칠레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을 향해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기 양상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양팀은 0-0 스코어를 유지한 채 전반을 종료했다.
◇ 지루한 공방전… '0의 균형' 깨지 못한 양팀핵심 수비수가 나란히 퇴장 당한 양팀은 경기를 조심스럽게 운영하기 시작했다. 칠레는 볼 점율을 높이며 간헐적인 역습을 노렸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돌파를 앞세워 칠레의 골문을 노렸다. 칠레는 메시가 드리블을 시도할 때 마다 태클과 몸싸움으로 그를 저지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이렇다 할 골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메시의 드리블 역시 페널티 박스까지 도달하지 못했으며 칠레도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0-0 균형이 계속되자 아르헨티나는 후반 24분 최전방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을 빼고 세르히오 아궤로를 투입했다. 그러나 아궤로 역시 균열을 일으키지 못했으며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됐다.
칠레는 후반 34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에두아르도 바르가스가 산체스의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각을 좁히고 나온 세르히오 로메로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아궤로는 후반 38분 아르헨티나 최고의 찬스를 날리고 말았다. 메시는 수비진을 허문 뒤 아궤로에게 완벽한 패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아궤로의 슈팅은 높이 뜨고 말았다. 후반 44분 바네가의 중거리 슈팅 마저 관중석을 향해 날아갔다.
칠레는 후반 45분 산체스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슈팅했으나 아르헨티나의 육탄 수비에 가로막혔다.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메시의 슈팅으로 응수했으나 공은 골문 왼쪽으로 향했다.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 연장에서도 승부 가리지 못한 양팀... 칠레, 승부차기 끝에 우승!양팀은 연장들어 공격 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칠레가 먼저 선공을 날렸다. 연장 전반 8분 바르가스가 몸을 날리며 헤딩을 시도했다. 하지만 로메로가 재빠른 몸놀림으로 공을 낚아챘다.
아르헨티나도 1분 뒤 아궤로가 헤딩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문을 향했으나 수문장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환상적인 선방에 가로막혔다.
메시는 후반 9분 아크 서클 중앙에서 프리킥을 날렸으나 이마저도 수비벽에 가로막혔다. 양팀은 120분 내내 0의 균형을 깨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칠레가 비달의 1번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로메로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1번 메시도 공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승부차기 결과 칠레가 4-2으로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송창우 기자
song.changwoo@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