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복귀를 하루 앞둔 임창용(40·KIA)이 그동안 소회와 팀 합류 각오를 전했다. 그는 3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팀이 72번째 경기를 치르는 날. 그 다음 경기부터 징계가 풀리는 임창용은 일찌감치 팀에 합류해 컨디션을 점검했다. 현재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등판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에게는 긴 시간이었다. 지난해 11월 전 소속팀 삼성에서 방출된 직후를 돌아본 그는 "다시 야구를 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기회를 준 KIA 구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KIA는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먼저 2승을 거뒀다. 최근 4연속 시리즈 우세승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임창용의 복귀로 기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KIA는 그동안 '집단 마무리' 체제로 19세이브를 챙겼다. 하지만 블론세이브(10개)가 10구단 중 가장 많았다. 임창용의 복귀로 필승조 강화와 체력 안배가 가능해졌다. 취약점인 4·5선발 공백은 불펜 강화를 통해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1일 고척 넥센전에서 임창용의 등판을 시사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야한다. 임창용도 "현재 좋은 분위기를 망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징계가 끝나고 복귀를 하루 앞뒀다. "잘못한 일이 있었다. 충분히 벌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동안 내 야구 인생을 돌아볼 계기가 됐다.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 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 3군에서 최고 시속 146km를 찍었다. 몸은 충분히 만들었나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경기에 나갈 수 있다. 그동안 체중과 근육량 관리를 잘 해왔다. 지난해와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1일 고척 넥센전에서 바로 등판할 것 같다. 마운드 위 투수는 상대 타자를 이겨야한다. 어떤 상황에 올라가든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등번호를 12번을 달았다. 일본 무대에서 뛸 때 달았던 등번호다. "재기에 성공했을 때 달았던 번호가 12번이다. 원래 이 번호를 달았던 배힘찬 선수에게는 미안했다. 하지만 기분 좋게 내어주더라."
- 공백기가 길었다. "물론 경기 감각을 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신인 투수가 아니다. 어느덧 프로 데뷔 22년 째다.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다. 큰 부침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삼성에서 처음 방출됐을 때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아니다. 3월 말이 지날 때까지 어떤 팀도 연락이 없었다. 하지만 포기가 안 됐다. 은퇴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기회를 준 KIA 구단에 감사하다."
- 어떤 부분이 포기가 안 됐나. "나는 그 오랜 시간 야구만 해왔다. 아직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믿었다.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힘든 시간은 가족들의 도움으로 버텼다."
- 팀이 현재 상승세에 있다. '천군만마'로 기대받고 있다. "부담은 있다. 좋은 분위기를 망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 내가 도움이 돼 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