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렬 수원 FC 단장은 "(챌린지) 강등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전력 보강을 통해 공격력을 강화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 FC는 4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선두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5분 외국인 수비수 블라단(29)이 이승현(31)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1-2로 뒤지던 후반 37분에는 김한원(35)이 프리킥을 재치있게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수원 FC가 무려 5경기 만에 맛본 감격스러운 골이었다.
수원 FC는 지난 5월 말 광주 FC와의 경기를 기점으로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를 당했다. 9위에서 12위로 뚝 떨어진 팀 성적보다 더 우려스러웠던 점은 끝없이 이어지던 무득점 행진이었다. 수원 FC는 같은 기간 동안 총 10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상대 골망은 단 한 차례도 흔들지 못했다. 그렇다고 슈팅 자체를 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경기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수원 FC는 언제나 상대 팀 골대 근처에서 시종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곤 했다. 유효슈팅 숫자만 따지면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0-1로 패했던 지난달 19일 울산 현대전에서는 상대보다 4개나 많은 14번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승리하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백 날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 소리를 들어도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구단 내에서 "경기에서 지는 건 괜찮다. 축구 경기에서 실점하는 것도 이해한다. 다만 골을 내줬으면 만회골이 나와야 하는데 득점 연결이 안 된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볼멘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그렇다고 감독 탓을 할 수 없다. 수원 FC의 부진은 결정적인 찬스에 골을 터뜨릴 공격수와 문을 단단하게 걸어 잠글 골키퍼가 없다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수원 FC는 전력 보강에 방점을 찍고 선수 물색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2부리그 서울 이랜드에서 수비수로 활약하는 김민제(27)를 영입했고, 이달 1일에는 올림픽 대표팀 출신 문지기 이창근(23)과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민제는 공격적인 왼쪽 풀백이다. 기동성과 공격력을 갖췄다. 이창근 역시 경험이 풍부한 선수로서 뒷문을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과를 봤다. 이적 3일 만에 전북전에 선발 출전한 이창근은 동점을 허용한 뒤 무섭게 달려드는 1위 팀을 상대로 선방했다. 후반 추가시간 김보경(27·전북 현대)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을 막아내는 장면은 박수받을 만 했다. 김민제 역시 이날 경기를 풀 타임으로 소화하며 허리를 든든하게 받쳤다.
조덕제(51) 수원 FC 감독은 "우리에게는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무려 42일여 만에 두 골을 몰아넣은 전북전은 구단의 전력 보강과 함께 '무득점 행진을 끊어내겠다'는 선수단의 집중력이 완성한 경기였다.
승리와 다름 없는 승점 1점을 챙기고 자신감 까지 얻은 1부리그 '막둥이'의 뜨거운 7월을 기대해 볼만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