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서는 태권도 국가대표팀이 금빛 발차기를 다짐했다. 태권도 대표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13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리우 올림픽을 앞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이 자리에 동석한 박종만(54) 총감독은 "지난해 2월부터 차곡차곡 준비해온 덕분에 선수 전원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쟁 국가들에 대한 분석이 모두 끝났다. 선수 전원이 웃으며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태권도는 한국 선수단의 리우 목표인 '10-10(금메달 10개-종합 순위 10위 이내)'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종목이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최다인원인 5명을 내보낸다. 그동안 특정 국가의 메달 독식을 막기 위해 한 나라에서 남녀 2체급씩, 총 4체급(총 8체급)까지만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규정이 바뀌어 올림픽 랭킹 6위 안에만 들면 자동출전권이 부여돼 체급당 한 명씩, 8체급 모두 출전이 가능해졌다.
이번 올림픽 남자부에선 58kg급 김태훈(22·동아대), 68kg급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 80kg초과급 차동민(30·한국가스공사)이 출전하고 여자부는 49kg급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와 67kg급 오혜리(28·춘천시청)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금메달의 선봉은 2012 런던올림픽 58kg급 은메달리스트 이대훈이다. 2011 세계선수권(63kg급)과 2012 아시아선수권(58kg급)을 연달아 석권한 그는 런던올림픽 당시 금메달과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 달성 유력 후보였다. 자연스레 이대훈에 대한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대훈은 런던 대회 58kg급 결승에서 곤잘레스 보니야(스페인)에게 8-17로 패해 금메달을 놓쳤다. 체중 감량과 체력소모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남자 태권도의 경우 8체급으로 이뤄진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과 달리 올림픽은 4체급(58kg급·68kg급·80kg급·80kg 이상급)으로 치뤄진다. 이 때문에 평소 63kg급 이대훈은 살을 빼 58kg급으로 체급을 바꿨다. 그러나 16강과 8강전에서 잇따라 연장전을 치르는 등 체력소모가 많았던 그는 원래 체급에서 뛸 때만큼의 힘을 내지 못했다. 이대훈은 "런던 대회에선 평소보다 감량을 많이 하느라 고생 좀 했다"며 "그러다보니 발차기에 원래 가진 힘이 제대로 안 실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대훈은 지난 4년간 더욱 단단해졌다. 세계 태권도 수준이 평준화되는 가운데서도 2013 세계선수권대회, 2014 아시아안게임(이상 63kg급) 정상에 오르는 등 흔들림 없이 최강자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2014년부턴 68kg급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 중인 이대훈은 지난해 12월 멕시코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68kg급까지 제패하며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세계태권도연맹(WTF)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다. 이날 만난 이대훈은 "기복이 없어졌다는 게 지난 올림픽 후 가장 큰 변화"라며 "조급해 하지 않고 차분히 금메달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