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유독 이름값을 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후반기엔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 팀에선 더욱 절실하다.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29)이 에이스 역할을 못했다. 전반기 17경기에 등판해 5승 8패에 그쳤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6.25)이 가장 높다. 최근 6경기에선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지난해는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과 정확한 제구력, 안정감 있는 경기 운용을 보여줬다. 13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3.56)도 준수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210이닝)을 소화한 투수이기도 했다.
부진의 이유로는 여러 개가 꼽힌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건 제구력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공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이유야 어쨌든 많이 맞는다. 피안타율은 지난해 0.250에서 0.288로 높아졌다. 이닝당 1.57명 주자를 내보냈다. 지난해엔 1.18명이었다.
전반기 막판 외국인 선수 교체 바람 속에 '퇴출' 여론도 나왔다. 일단 조원우 롯데 감독은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롯데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타자 짐 아두치를 퇴출하고 저스틴 맥스웰을 영입했다. 또 한 번의 교체는 부담스럽다. 롯데는 토종 선발 투수들이 기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직 린드블럼의 구위는 여전히 좋다는 평가다.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
LG는 우규민(31)이 고민이다. 그는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꾸준하게 활약했다. 하지만 전반기엔 부진이 길다. 15경기에 등판해 4승 7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했다. 린드블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4월 26일 삼성전 완봉승 이후 하락세다. 10경기에서 7패, 평균자책점은 7.84을 기록했다. 부진으로 2군행을 지시받기도 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빠른 공 구속이 시속 2~3km 정도 덜 나오고 있지만, 선수의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규민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그 어느 때보다 동기 부여가 큰 시즌이다. 거꾸로 부담이 될 수도 이다. 우규민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일단 나쁜 흐름은 끊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마음을 비우고 던진 것이 도움이 됐다"며 달라진 각오를 예고했다. LG는 후반기를 8위로 맞이한다. 6월부터 타격감이 오른 타선에 투수진이 부응해야한다. 우규민이 토종 에이스로 돌아와야 한다.
창단 후 처음으로 10위까지 떨어져 본 삼성은 장원삼(33)이 부진이 뼈아프다. 2012년부터 4년 연속 10승 이상 올린 그가 전반기 13경기에서 2승(7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7.59에 이른다. 최근 4경기 연속 조기강판 당했다. 지난달 27일엔 승모근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후반기 둘 째주 복귀가 전망된다. 삼성은 선발진엔 현재 윤성환만 홀로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