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21일 불구속 기소된 투수 안지만(33)에 대해 KBO에 계약 해지 승인을 요청했다. 사실상 선수 생활이 끝났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불거진 해외원정도박 사건에 대한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약 2시간 30분 뒤, 구단은 안지만과의 결별을 KBO에 요구했다.
안지만은 윤성환, 임창용, 오승환 등과 함께 지난해부터 도박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임창용과 오승환은 1월 벌금형과 KBO 징계를 받았지만 나머지 두 선수는 계속 '수사 중'이었다.
21일에야 나온 수사 결과에서 안지만은 불구속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윤성환은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기소가 확정돼자 삼성은 안지만에 대해 계약해지를 요청했고, KBO는 안지만에게 승부조작 혐의에 연루된 이태양, 문우람과 마찬가지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내렸다. 참가활동이 정지된 선수는 야구선수계약서 7조의 적용을 받는다. 선수가 자기 귀책사유로 참가활동을 정지할 경우 1일당 연봉 1/300이 감액된다. 연봉은 10개월에 걸쳐 지급되니, 사실상 연봉을 받지 못한다. 안지만은 삼성과 4년 65억원 FA 계약을 했다. 올해가 두 번째 시즌이다.
KBO는 사법 당국의 최종 결론이 나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고 영구실격까지 가능하다. 실격기간 역시 연봉을 지급받지 못한다. KBO 관계자는 "사법 처리 결과에 따라 실격처리 등 일벌백계의 엄정한 제재를 부과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만 단순도박 혐의 적용 가능성이 높은 안지만에게는 실격 처분보다는 오승환, 임창용과 같은 출장정지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변수는 20일 불거진 불법 인터넷도박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다. 대구지검 강력부는 안지만이 지인이 불법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돈을 대준 혐의를 잡고 있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엄중한 처분이 불가피하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그 동안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에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성환에 대해선 "징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참고인 중지란 일종의 수사 보류다. 삼성 관계자는 "향후 수사 결과가 달라질 경우에는 방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