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을 즐기는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시기가 있다. 바로 상반기와 하반기 한 차례씩 열리는 등급 조정 기간이다.
등급 조정 시기별로 승급한 선수들과 강급한 선수들의 활약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등급 조정 기간엔 신예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반면 하반기 등급 조정 기간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상반기에 승급한 선수들 중 기량을 유지하기엔 어렵고 강급하기엔 다소 아까운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강급자 선전'과 '승급자 고전' 등식이 적용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렇다면 2016년 하반기 등급 조정 기간에도 이와 같은 공식이 되풀이되고 있을까. 하반기 등급 조정 기간의 특징은 승급자(35명)보단 강급자(92명)의 비율이 약 세 배나 높다는 점이다. 또 강급한 선수들 중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 하반기 경륜 강급자들의 강세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 이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의외의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강급자들의 성적은 대다수 고객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초 경륜 전문가와 고객들은 우수급에서 내려온 선수들이 선발급에서 활약할 것이라 전망했다. 강급 선수 56명 중 우수급에서도 통했던 실력파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또 이름값으로 따졌을 때 도무지 선발급에 나설 선수들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경기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신익희를 비롯해 신양우와 오정석이 대표적이다. 이들 3인방은 경륜계의 실력파다. 신익희는 우수급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경기 운용 능력을 갖춘 선수다. 또 강급 전부터 컨디션이 좋았던 신양우와 노련한 경기 운용과 날카로운 추입력이 장점인 오정석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들 모두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하반기 등급 조정 기간이 약 3주 지났지만 이들은 여전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추세를 살펴봤을 때 강급자들과 기존 강자들의 우승 비율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기존 선발급에 남아 있던 선수들과 강급으로 내려온 선수들의 기량 차가 크지 않다는 의미다.
경륜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강급 선수라고 하면 무조건적으로 인정하는 고객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선수들의 기량 평준화 현상이 돋보인다"며 "따라서 고객들은 선수들의 인지도와 이름값에 얽매이기보단 당일 컨디션과 최근 경기 기록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