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후반기 시작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시켰지만, 곧바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바람 잘 날 없는 선발진 때문에 김성근 한화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화는 22~23일 투수 송은범과 윤규진을 잇따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21일 대전 kt전에 선발 등판했던 송은범은 4이닝을 소화한 뒤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물러났다. 병원검사 결과 어깨 근육에 미세 손상이 발견됐다. 한화 구단은 "어깨 상태를 조금 더 지켜본 뒤 재활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열흘 안에 돌아올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송은범의 재활 기간은 아직 잘 모르겠다. 대체 선수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윤규진은 22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3회 조기 강판됐다.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히면서 투구가 어려워졌다. 윤규진은 송은범과 비교하면 부상 정도가 가볍다. 물집을 제거한 자리에 새살이 돋으면 투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다음 선발 등판까지 100% 완치가 어렵다는 보고를 받은 김성근 감독은 윤규진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한화는 전반기 내내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외국인 투수 로저스와 마에스트리는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나란히 퇴출됐다. 토종 에이스 역할이 기대됐던 안영명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송은범·이태양·윤규진이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나머지 두 자리는 적임자가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은 불펜 투수 장민재와 박정진까지 투입하는 변칙 운용을 했다.
전반기 막판 구원군이 합류했다. 새 외국인 투수 카스티요와 서캠프를 영입하면서 선발진 구성에 숨통이 트였다. 카스티요-서캠프-송은범-윤규진-이태양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잘 돌아간다면, 한화의 후반기 반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어렵게 완성한 5인 로테이션은 겨우 한 차례 돌고난 뒤 송은범·윤규진의 부상으로 붕괴됐다. 전반기 바람 잘 날 없던 선발진은 후반기까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23일 이동걸과 김경태를 1군 엔트리에 합류시켰다. 김성근 감독이 둘에게 선발을 맡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장민재·심수창 등 기존 불펜 자원을 선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투구를 하고 있는 김재영·김범수의 활용도 예상된다. 젊은 투수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 감독은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투수들의 기량 발전에 힘을 쏟았다. 후반기 위기 상황에서 김 감독의 '육성'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