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25·LA에인절스)이 장타 본능을 뽐내며, 두 번째 올라온 빅리그 무대에서 순항하고 있다.
최지만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 원정 경기에서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0-6으로 뒤진 5회 추격의 솔로 홈런을 날렸다. 상대 선발 콜린 맥휴를 맞아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 85마일(138㎞)짜리 커터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한복판에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했다.
최지만은 지난 19일 텍사스전에서 '우상' 추신수가 보는 가운데 빅리그 데뷔 홈런을 쏘아올렸다. 그리고 마수걸이 홈런을 날린 뒤 4경기, 5일 만에 2호 홈런을 만들었다. 인내 끝에 열매를 얻었다. 그는 시즌 초반 기대를 받았지만, 부진 끝에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 두 달 동안 트리플A에서 타격감을 조율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지난 10일 빅리그 재입성에 성공한 최지만은 기다렸다는 듯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김선우 본지 위원이 최지만의 두 번째 홈런에 대해 말했다.
-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적극적인 타격을 했는데. "노림수가 통했다고 본다. 최지만은 기본적으로 공을 잘 본다. 노리고 있는 공이 한복판으로 들어오는데 놓칠 이유가 없다. 영상을 통해 홈런 장면을 봤는데, 방망이가 굉장히 잘 돌았다. 몸 앞에서 받아놓고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최지만은 장타를 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공을 최대한 보면서 정확성에 중점을 둔다. 가지고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걸리면 넘어간다."
- 데뷔 홈런을 기록한 뒤 5일 만에 2호 홈런을 날린 건 좋은 영향을 끼칠까. "감독과 동료에게 임팩트를 주는데 부족함은 없었다. 그러나 낮은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지만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시즌 초반보다 상황은 좋아졌다. 지금은 한 경기에서 못한다고 해서 다음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 자기 자리를 잡아야 하는 시즌 초반과 상황이 달라졌다. '꼭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건 없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 그래서일까. 최근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는 인터뷰를 했다. "기회가 꾸준히 오기 때문에 여유가 생겼을 것이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선수가 믿음을 주면 계속 기용하는 스타일이다. 최지만은 감독을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 시즌 초반 메이저에서 부진해 마이너에 내려갔는데, 본인 실력으로 다시 복귀했다. 매우 드문 경우이며, 소시아 감독이 의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지만은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은 최지만에게 '기회를 준다'고 했다. 첫 번째 결과가 아쉬웠지만, 감독은 다시 기회를 줬다. 그리고 최지만은 믿음에 부응했다."
- 빌리 에풀러 단장도 최지만을 좋게 평가하고 있는데. "캠프에서 감독과 단장의 눈에 잘 들었다는 뜻이다. 최지만은 어려운 결정을 했다. 마이너리그 강등이 됐을 때 에인절스가 아닌 다른 팀에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중간에 나갈 수 있고, 계약도 새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은 에인절스에 남기로 결정했다. 마이너리그에서 3할 타율로 활약하며 '때'를 기다렸다. 이런 의리있는 모습이 감독과 단장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
- 최지만이 후반기 유념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좋은 컨디션일수록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빅리그 진입을 앞두고 큰 부상을 당해 힘든 시기를 겪은 경험이 있다. 기회에 대한 걱정은 없기 때문에 자신있는 스윙을 해야 한다.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내년 시즌에 대한 전망도 밝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