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올레’(채두병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날 제작보고회에는 채두병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신하균 박희순 오만석이 참석해 영화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놀랄 만한 입담부터 깜짝 막춤까지 선보이는 등 완벽한 호흡을 뽐냈다.
'올레'는 퇴직 위기에 놓인 대기업 과장 신하균(중필), 13년째 사법고시 패스 임박 박희순(수탁), 그리고 겉만 멀쩡한 방송국 메인 앵커 오만석(은동)이 인생에 쉼표가 필요한 때 제주도에서 펼쳐진 뜻밖의 일탈을 그린 작품이다.
세 배우는 이번 작품을 위해 처음 만난 인연이 아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들이 선택하고 만들어 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특히 '폼생폼사'를 기본으로 40대 아재들의 일탈을 다룬 영화에서 어떤 캐릭터를 통해 어떤 이미지 변신을 선보일지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쪼잔한 캐릭터의 모습이 실제 자신과 어느 정도 닮았다는 신하균은 "이번에는 근육질 몸매나 그런 것을 선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살이 많이 쪘다"고 토로했다. 박희순 오만석은 이를 증명하며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셨다. 제주도 숙소 주변에는 생 막걸리가 아예 동이 났다. 저 분이 다 드셨다"며 "술을 마시기 위해 운동을 하는 남자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영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하균과의 호흡에 대해 "엉망진창이었다"고 털어놓은 박희순은 "워낙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동생이라 편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좀 먹었는지 때리는 신, 욕하는 신 등이 많았는데 정말 리얼로 연기를 하더라. 머리에 혹이 날 정도였다"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발언들은 진정으로 친하기에, 애정이 깔려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만큼 눈치보는 것 없이 공개한 발언들은 어색하고 경직될 수 있는 현장 분위기를 단숨에 풀어냈다. 또 배우로서, 또 40대 남자로서 똑같이 일탈을 꿈꾸는 이들에게 '올레'는 쉼표가 되는 작품이자 일탈을 간접 경험케 한 작품이었다.
신하균은 "이 영화를 통해 제주도를 처음 가 봤다. 너무 아름답고 촬영을 했지만 힐링을 받았다"고 말했고, 오만석은 "20대들이 보다 많은 궁금증을 갖고 일탈을 꿈꾼다면, 40대는 이미 꿈을 갖고 진행을 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왔고, 더 가야 하는지' 깊게 고민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올레'가 좀 더 진한 이야기를 담지 않았을까 싶다"고 진심을 표했다.
박희순 역시 "40대는 또 다른 말로 두 번째 스물이라고 한다. 새롭게 맞이하는 두 번째 스물은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어렸을 땐 40대가 되면 왠지 다 이뤘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하지만, 정작 40대가 되면 여전히 팍팍하고 힘들고 고달프다. 그런 모습에서 공감을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여 '올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