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수는 2008년 현대 2차 4라운드 27순위로 입단했다. 덕수고 재학 당시 이영만 타격상을 받은 유망주였다. 하지만 2008년 16타석, 2009년 6타석에 들어선 뒤 이듬해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 군 제대 후엔 두 차례나 어깨 수술을 했고 2013년 11월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전동수에서 전민수로 개명까지 했다. 이후 사회인 야구 레슨 아르바이트도 했다. 팀이 없을 때 NC 박석민, 두산 최재훈 등이 힘이 되어줬다.
전민수는 2014년 8월 kt 육성선수로 계약했고 지난 4월 중순 마침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전민수는 4월22일 삼성전에서 입단 9년 만에 1군 첫 안타를 때려냈다. 점차 두각을 나타내더니 63경기에서 타율 0.306, 3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잠시 1군에 빠지면서 밸런스를 비롯해 몸 상태를 많이 회복했다. 코치님들과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타구의 질도 좋아졌다."
-22일 경기에선 데뷔 첫 끝내기 안타도 치고, 24일 경기 뒤에 관중석 응원 단상에서 팬들의 축하를 받았다.
"정말 좋다. 감사하다. 팬들과 함께 Water FASTival도 잠시 즐겼는데 꼭 이기고 싶었다."
-결막염으로 전반기 막판 빠졌었다. 조범현 감독은 "마무리를 잘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아~정말인가? 느낀 게 많았다. 눈병에 걸린 건 처음이다. 대부분 골절이나 근육 등의 부상을 당하는데 세균,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빠진 게 아닌가. 프로 선수로서 몸 관리에 더 신경써야겠다."
-그래서 더 아쉬웠을 것 같다.
"앞으로는 손 닦는 것 부터 음식물 섭취까지 세세하게 신경써야된다. 곁눈질로 형들을 보며 많이 배운다. (이)대형이 형은 그렇게 도루를 많이 해도 몸 관리를 잘하니까 안 다치는 게 아닌가."
-9년간의 무명 생활을 끝내고 1군 선수로 자리매김 중인데. 전반기를 마친 소회는?
"아직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9년 동안 TV 중계로 1군 경기를 지켜봤다. 아직 못한 게 많다. 그 동안 짧게는 한 두달, 길게는 1~2년 반짝한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선수들이 많았다. 그게 싫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스스로에게 계속 채찍질하고 있다."
-그래서인가. 계속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3할 타율을 놓치고 싶진 않다. 팀에서 기대하는 많이 출루하고 득점권에서 안타치는 역할을 계속 하고 싶다. 집중하며 임하다 보니 좋은 안타가 나오는 것 같다."
-여동생의 응원도 받고 있는데. (전민수의 여동생 전혁주 씨는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 재학 중으로 서울대 야구부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2일 끝내기 안타를 쳤을 때 야구장에 와서 응원해줬다. 나도 경기 끝나고 정신이 없어 뒤늦게 연락했다. '잘해줘서, 멋진 경기 보여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앞으로 더 잘할테니 어깨 펴고 당당하게 다니라고 얘기했다."
-남은 시즌 목표는.
"오랜 2군 생활을 통해 깨달았다. 실력이 좀 부족하더라도 안 아픈 사람에게 기회가 오더라. 결국 다소 느리게 가더라도 부상 없는 선수가 앞으로 나가더라. 한 시즌이 끝나봐야 여유도 찾고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