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제주(본부장 최원일)는 제주경마 휴장일인 14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주마 모의경주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국경마 60년사' 기록에 따르면 이번 원정경주는 제주조랑마 경주 첫 시행연도인 1954년을 기준으로 무려 61년 만의 귀환이다.
'제주는 말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4박 5일 여정의 원정길에 오른 이번 모의경주는 순수혈통 제주마 경주로 시행된다. '달오름', '백록장원' 등 렛츠런파크 제주를 대표하는 제주마 13두가 이번 경주를 위해 상경한다. 특히 달오름은 2008년 6월 데뷔 이후 지금까지 115전 22승을 기록한데다 2014년과 2015년 'JIBS대상경주' 연패를 달성한 베테랑이다. 백록장원도 2013년 '제주일보배'와 2014년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를 우승한 경주마로 101전 15승을 기록 중이다.
모의경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제주마 12두가 평상시 일반경주와 동일한 방법으로 400m 거리를 겨룬다. 렛츠런파크 제주의 현역기수들이 직접 기승하는 모의경주인 만큼 고객들의 베팅은 제한된다. 대신 박진감 있는 진검 승부를 유도하기 위해 출주한 마필들에 대해서는 순위에 따라 상금이 차등 지급된다.
두 번째는 한국에서 경주마로 쓰이고 있는 3가지(더러브렛, 제주마, 한라마) 종류의 마필들이 마종별로 1두씩 참가하는 경주다. 단 마종별 체격과 평균 스피드 차이를 감안해 출발지점을 다르게 했다. 더러브렛은 결승선 전방 500m, 한라마는 380m, 제주마는 320m다. 마찬가지로 베팅은 할 수 없다.
또한 '제주의 날' 행사도 이날 함께 진행된다. 13일(17시~20시)과 14일(14시~17시) 양일간 이뤄지는 전시에서는 렛츠런파크 제주 준공당시와 그동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을 비롯해 제주먹거리 장터, 제주도 말산업 특집방송, 메니피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메니피를 눈여겨 볼 만하다. 메니피는 한국마사회 경주마육성목장(조천읍 교래리)이 보유하고 있는 씨수말로 2012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리딩사이어(자마들이 경주에서 벌어들이는 수득상금으로 씨수말의 순위를 매기는 것)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말이다. 2006년 한국마사회가 37억을 주고 미국에서 수입했고 현재는 몸값이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KRA컵 마일'과 '코리안 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를 모두 석권하며 서울·부경 통합 첫 삼관마(Triple Crown)에 이름을 올린 '파워블레이드'의 부마이기도 하다.
렛츠런파크 제주 관계자는 "이번 제주마 원정경주와 제주의 날 행사를 통해 서울 경마팬들이 제주 경마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제주 관광객 유치에도 일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