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마감 시한 하루 전인 1일엔 18건의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메이저리그가 6개 디비전으로 개편되고,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1995년 이후 최다 트레이드 기록이다. 20개 구단에서 50명 선수가 트레이드를 통해 새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인 빅리거들은 트레이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텍사스)와 강정호(피츠버그)는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팀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이대호(시애틀)와 박병호(미네소타)는 경쟁자의 영입이 없었다. 김현수(볼티모어)는 조금 영향을 받게 됐다. 외야수 스티프 피어스가 팀에 합류했다. 김선우 본지 위원이 메이저리그의 트레이드를 말했다.
- 역대 최대 규모로 트레이드가 이루어졌는데.
"한 시즌에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트레이드를 살펴보면 남은 후반기 각 팀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상할 수 있다. 승부를 걸어야 하는 팀은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 전력감을 데려왔을 것이다. 반대로 내년 이후를 생각하는 구단은 2~3년을 내다보며 유망주 영입에 힘을 들인다. 연봉 규모가 큰 대형 선수를 정리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 현역 시절 트레이드 경험이 있지 않나.
"한 차례 트레이드를 겪었다. 보스턴 소속이던 2002년 8월 트레이드로 몬트리올로 이적했다. 공격 자원이 필요한 보스턴이 좌타자 클리프 플로이드를 데려오기 위해 나를 몬트리올로 보냈다. 송승준도 함께 갔다. 몬트리올 트리플A 소속으로 내려갔다."
- 트레이드 통보는 어떤 식으로 받나.
"어시스턴트라고 불리는 단장보좌역에게 전화를 받았다. '어느 팀이고, 언제까지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있을 경우 개인 용품을 챙겨서 몸만 가면 된다. 클럽하우스에 있는 물품은 관리 직원이 포장을 해서 이적하는 구단 쪽에 다 넘겨준다. 원정 경기를 갈 때 물품을 챙겨주는 것과 비슷하다. 새로 가는 팀에서 비행기 티켓과 일정표를 내준다. 적혀있는대로 움직이면 된다."
- 새로운 팀에서 어떤 환대를 해주나.
"나는 트리플A 소속으로 내려갔기 때문에 특별한 건 없었다. 그러나 빅리그 대형 선수의 경우 다르다. 잘하는 선수는 대우가 달라진다. 단장과 감독이 환영을 해주며, 선수단이 반겨준다고 한다."
- 트레이드 소식을 미리 접하는 경우가 있나.
"한국과 비슷하다. 나도 언론 쪽에서 먼저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시카고 컵스의 새미 소사와 트레이드 이야기가 있었다. 보스턴은 공격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플로이드 영입에 성공하면서 내가 트레이드 대상이 됐다. ESPN, CBS 같은 스포츠 매체에서 트레이드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 선수단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나는 동료들이 기사를 보고 소식을 전해줬다. 트레이드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전부터 들었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 뉴욕 메츠로 떠난 조너던 니스가 피츠버그 수비 시프트를 비판하던데.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소신껏 발언을 한다. 팀을 떠나게 되면서 섭섭함도 있을 것이다. 우리와 같은 정서로 생각하면 안된다. 트레이드를 거부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FA 계약을 한 선수들의 특권이다. 상위 몇 %의 소수 선수에게 해당된다. 마이너 선수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팜 시스템 1순위 유망주라고 해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면 다른 길을 택해야 한다. 철저하게 나뉘어져 있다."
- 메이저리그는 단장이 트레이드를 주도하는데.
"단장이 주도하지만, 감독과 상의를 거칠 것이다. 최근 젊은 단장들이 늘어나면서 트레이드의 트렌드가 바뀐 것 같다. 세이버매트릭스를 트레이드의 기준으로 보는 단장이 늘어났다. 현장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구단주가 다른 경력의 단장을 고용한 이유 아니겠는가. 내가 뛰던 시절과 비교해 많이 변했다. 유틸리티 선수의 가치가 높아졌고, 시프트는 빈번하게 나온다. 트레이드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경향이 달라졌다고 본다."
- LA 다저스는 류현진과 커쇼가 나란히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트레이드를 통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투수 부상이 워낙 많아서 선발진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직 샌프란시스코와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데, 커쇼의 이탈은 뼈아픈 상황이다. 류현진은 어떤 상태인지 궁금하다. 8월 한 달 동안 충분히 회복해 돌아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