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연서의 첫 인상은 차갑다. 하지만 딱 한 마디만 주고 받아도, 그게 선입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오연서가 '여고괴담5' 이후 7년 만에 스크린 주연작 '국가대표2(김종현 감독)'을 선보인다.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도전기를 그린 영화. 극 중 오연서는 한 번도 금메달을 딴 적 없는 쇼트트렉 선수 출신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채경 역을 맡았다. 욕심도 많고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속정이 깊고 내숭없는 털털한 캐릭터다. 그동안 연기했던 새침데기 캐릭터 보단 오연서의 실제 모습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으로 지난 4월 종영한 SBS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 이어 또 한 번 깍쟁이·차도녀 이미지를 한꺼풀 벗어낼 수 있을 듯 하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국가대표2' 촬영하는 동안 술자리를 자주 가졌고, 남자 얘기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다들 술을 잘 마시는 편은 아니라서 가벼운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 그때마다 아무래도 여자들끼리 모이다보니깐 남자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더라. 남자 이야기를 시작하면 (진)지희는 조용히 밖에 나간다.(웃음) 서로의 과거 이야기도 많이 했고 다들 서로의 비밀을 하나, 둘 알고 있어서 사이가 안 좋아지면 큰일 난다. 요즘 드라마를 보니깐 어떤 남자 배우가 멋있더라 식의 이야기도 했다. 피부과 어디가 좋더라, 요즘 뭐가 괜찮더라 식의 이야기를 했다. 모이기만 하면 수다였다. 촬영할 때 정말 노는 것처럼 재밌게 찍었던 것 같다."
-흥행한 전작 '국가대표'의 속편이다. 부담감은 없나.
"'국가대표'를 재밌게 봤다. 그래서 전작의 힘을 받아서 더 잘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영화가 잘 돼서 1편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1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으니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자부한다.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다."
-전작에선 도회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했었는데 이번엔 정반대다.
"매번 새침한 캐릭터를 하다보니 스스로 좀 답답했다. 그래서 그걸 깨려고 했던 작품이 '왔다! 장보리'였다. 사실 지방 출신이고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많은 분들이 난 도시에서 성장한 줄 알더라. 그런 이미지를 깨보려고 (남자 영혼이 빙의된 캐릭터를 연기한)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와 '국가대표2'를 했다."
-도회적인 이미지가 싫었던건가.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세련돼 보일 순 있지만, 까탈스럽고 성격이 나빠보인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선입견과 늘 싸우면서 활동했던 것 같다."
-올해 서른이다.
"지난해 스물아홉 살이었다. 서른을 앞두고 모든 사람들이 겪었을 것 같은 성장통을 나도 겪었다. 새벽에 놀이터에 나가서 그네를 혼자 타면서 하늘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등에 대해서도 생각했던 것 같다. (지난해엔) 사춘기 소녀같은 마음이었다. (올해) 서른이 됐는데 막상 걱정했던 것과 달리,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청춘은 다 힘들고 아픈 것 같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약이 됐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