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연상호 감독)'에서 극 초반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두 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부산행 KTX 열차에 올라탄 바이러스 첫 숙주 심은경과 심은경에게 물리는 KTX 승무원 우도임(24)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우도임은 심은경에게 물린 상태로 기차칸 복도를 다니다가 점점 변이되는 과정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6회차 촬영을 위해 좀비 모션을 완성한 박재인 안무가와 수 개월간 땀 흘리며 연습한 결과물이다. "초반에 중요한 신을 맡아서 사실 부담감이 컸어요. 그래서 더 연습을 열심히 했어요. 영화에 폐를 끼치면 안되잖아요. 연습과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진짜 열심히 했어요."
심은경을 등에 업고 복도를 걸어가는 신을 찍을 땐 비하인드가 있었다. "심은경 씨가 와이어를 달고 있었어요. 그래서 심은경 씨의 무게를 다 감당하진 않아도 됐어요. 심은경 씨를 업고 있는 상태에서 물리는 장면이었는데 무게감이 안 느껴지다보니 힘든 줄 모르고 몰입해서 촬영할 수 있었어요."
온 몸이 꺾이는 장면을 찍어야했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유연성은 그래도 좀 있는 편이에요. 물론 연습하면서 조금 다치고 멍이 들긴 했는데 정작 촬영할 땐 다치지 않았어요. 총 6회차 분량이었고, 서울에서 1회, 나머지는 부산에서 촬영을 했어요."
우도임은 발작하는 연기보단 피를 입에 머금고 찍는 신이 더 어려웠다고 한다. "피를 머금고 장시간 연기를 해야했어요. 물엿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입에 계속 머금고 있으니깐 날도 덥고 그래서 파리가 달라붙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피를 머금고 있는게 힘들었죠.(웃음)"
'부산행'은 누적관객수 1100만 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 중. 우도임은 흥행한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해하고 있다. "좀비 분장 때문에 당연한거겠지만,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은 없어요.(웃음) 좀비 연기를 하면서 재밌었어요. 이런 저런 시도도 많이 해봤고요. '부산행'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해요. 영화를 재밌게 봐주신 것만으로도 뿌듯해요. 또 제가 등장한 장면을 관객들이 스릴를 느끼면서 봤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저를 알아보진 못 해요, 승무원 연기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은 있으니깐 그것도 정말 행복하고요. '부산행'은 제가 앞으로 연기를 하는데 첫 단추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2014년 영화 '상의원'으로 데뷔해 '부산행'으로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시작한 우도임. 앞으로 더 보여주고 싶은 게 많고, 도전하고 싶은 장르과 캐릭터가 많은 꿈 많은 신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고, 학교에서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아요. 더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10년 후 목표도 확실하다. "작품 안에서 공감을 얻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작품과 함께 늙어가고, 작품 속에 세월이 녹아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연지 기자 kim.yeonjij@joins.com 사진=박세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