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버나드 쇼와 알게 된 인연으로 20여년간을 그를 지켜본 헤스케드 피어슨이, 전형적인 전기방식을 탈피해 개성적으로 써내려간, 버나드 쇼의 모든 것이다. 이토록 즐겁게 페이지 마다 웃으면서 읽을 전기가 또 있었던가.
유시민은 ‘어떻게 살 것인가’란 책에서 "버나드 쇼는 노년기의 롤 모델로 삼고 싶은 인물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버나드 쇼는 노년기 뿐만 아니라 전체 인생에 있어 참고로 할 만한 멋진 인물이었다. 전기의 전반부는 그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여주고 있다. 버나드 쇼의 부모는 술주정뱅이에다 자녀에게 무관심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유머와 상상력, 그리고 독립적인 사상을 갖게 되는 바탕이 되었다. 이처럼 그의 인생은 힘든 일들도 많았지만 근본적으로 쾌활함과 노력 (하루에 글을 써야 하는 할당량이 있으며, 매번 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으로 중상을 입어도, 다른 이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또 가서 구르리라 하였다)이 있었기에 셰익스피어 이래로 최고의 극작가로 (하지만 그는 셰익스피어를 비판했다) 인정도 받는다.
비평가로서 신랄한 글(음악과 미술, 연극에 있어 관계자들이 그의 휴가 등에 안도를 느낀다)을 썼지만 객관적인 비판의 시선을 유지하려고 했다. 언론이나 정치권이 호도한 부분에서 모순을 집어, 지인들마저 등을 돌리는 등 대중의 적이 되기도 했다. 페이비언협회 건립을 하며 영국식 사회주의에 힘썼으며, 페미니스트, 채식주의자 등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표현하는 서술들이 너무나 생생해서 버나드 쇼가 직접 옆에 있는 듯 즐겁다. 또한 윌리엄 모리스, 오스카 와일드, 코난 도일, 브램 스토커, 스탈린, 로댕 등의 인물과의 인연 등도 눈길을 끈다.
쇼는 주입식에 익숙한 영국인에겐게 지속적으로 자신이 천재임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젊은 시절 시도한 일 중 아홉가지는 실패했다. 그래서 일을 열 배 더 많이 하기로 했다."며 스스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니 이른바 '헬조선'을 사는 우리보다 버나드 쇼가 더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버나드 쇼는 "내가 행복한지 행복하지 않는지 고민할 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불행의 비결"이고, "뭔가에 몰두 해 있는 사람은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 움직이며 살아있을 뿐. 그건 행복보다 기분 좋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비타민이 될 만하다. 최용범 기자 choi.yongbum@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