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윌린 로사리오. 사진 제공-한화 윌린 로사리오(28)가 한화의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에 이견이 있을까.
로사리오는 21일 수원 kt전에서 팀이 5-3으로 앞선 5회 상대 선발 공략해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9호 홈런을 날린 그는 30홈런까지 1개를 남겨뒀다. 3할 타율(0.332)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100타점(104개)은 진작 넘어선 상황. 홈런 1개를 더 추가하면 지난 1999년 제이 데이비스 이후 17년 만에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는 한화 외국인 타자가 된다.
로사리오의 올 시즌 성적은 전반적으로 훌륭하다. 그는 11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2(431타수 143안타)·29홈런·104타점·68득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0.608)과 출루율(0.376)을 합친 OPS는 0.984에 달한다. 4월 부진을 딛고 이뤄낸 성적이라는 점이 놀랍다. 로사리오가 4월부터 실력을 발휘했다면 '3할-30홈런-100타점'은 일찌감치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지난해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 시달렸다. 나이저 모건은 T-세리머니만 보여준 끝에 퇴출됐고, 대체 선수 제이크 폭스는 부상 공백이 길었다. 8월 마운드와 함께 타선까지 침체기를 겪어 5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화는 확실한 외국인 타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130만 달러를 투자해 현역 메이저리거 로사리오를 데려왔다. 현재까지 성적을 놓고 보면 한화의 투자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사리오는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빅리그 커리어를 자랑하지만 배우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더그아웃·라커룸에서는 남미 선수 특유의 유쾌한 기운을 뿜어내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다. 로사리오는 팀 융화적인 면에서 데이비스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테랑 A선수는 "데이비스는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종종 했다. 로사리오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다"고 밝혔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로사리오는 팀이 필요하다면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이 소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수원 kt전에서 2루수와 좌익수를 경험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포함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자존심 강한 외국인 타자는 감독의 예상치 못한 주문에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로사리오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뿐이었다.
로사리오는 "개인 성적보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KBO리그 생활에 만족하며, 팬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나타낸다. 그가 한화 구단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