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KBO 신인 2차 지명이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렸다.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938명 가운데 정확히 100명의 선수가 취업의 문을 통과했다. 선택 받은 100명 중 고교 졸업 예정자는 78명에 달했다. 반면 대졸 예정 선수는 22명에 그쳤다. 1라운드 지명 명단에서 대졸 예정자는 찾을 수 없었다. 김성민이 일본 후쿠오카 경제대 소속으로 SK의 지명을 받았지만, 그는 해외파로 분류된다.
2라운드 지명이 시작되자 대졸 예정 선수의 이름이 불리기 시작했다. 건국대 박진태(투수)가 2라운드 4순위로 KIA의 선택을 받으며 첫 대졸 취업자가 됐다. 홍익대 나원탁(포수)와 경성대 김명신(투수)이 각각 2라운드 9순위와 10순위로 삼성과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3·4라운드에서 각각 2명의 대졸 예정 선수가 지명을 받았다. 5라운드 지명자는 1명에 불과했지만, 하위 라운드에서 숫자가 급증했다. 6~7라운드 각각 3명의 이름이 호명됐고, 8라운드에서 무려 5명이 뽑혔다. 9라운드와 10라운드는 각각 1명·3명이 선택을 받았다.
2015~2016 신인 지명에서 대졸 예정자는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열린 2015 신인 2차 지명에서 대졸 예정자 28명이 취업의 문을 통과했다. 지난해 2016 2차 신인 지명에서는 무려 37명의 대졸 예정자가 지명을 받았다. 1라운드 대졸 예정자는 3명이었다. 홍익대를 졸업한 김재영이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건국대 조수행은 1라운드 5순위로 두산에 입단했고, 건국대 김승현은 1라운드 마지막 순위로 삼성의 일원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22명으로 급락했다.
대졸 예정자는 고졸 예정자에 비해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 리그를 통해 더 많은 경험을 쌓았고, 고졸 예정 선수보다 힘과 근력이 앞선다. 1군 자원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대졸 예정자에게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지명을 받은 대졸 예정자 가운데 1군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수는 두산의 조수행 정도에 불과하다.
10구단은 전략을 바꿨다. 대졸 예정자보다 잠재력 있는 고졸 선수를 키워서 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NC와 넥센이 대표적이다. 두 구단은 이번 1~2차 신인 지명에서 대졸 예정자 1명을 뽑았다. 나머지 10명은 모두 고졸을 선택했다. NC 관계자는 "팀의 기틀이 갖춰졌기 때문에 육성에 초점을 둘 시기라고 판단했다. 후순위에 있어서 좋은 자원을 데려오기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해 뽑았다"고 설명했다.
대졸 예정 선수의 기량이 지난해에 부족한 것도 지명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지방 A구단의 스카우트 팀장은 "올해 대졸 예정자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대학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홍익대 선수 몇 명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나머지 대학은 프로에서 통할 실력을 갖춘 선수가 1~2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