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프리미엄 중형 세단 SM6가 국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정식 출시 이전 1개월여 만에 계약건수 1만1000건을 올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라는 암초를 만났음에도 4508대가 팔리며 선전하고 있다. 이는 회사 전체 내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인 61%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 같은 성과는 '감성 품질'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형 세단에서 느끼지 못했던 '고급감'
30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SM6는 상품 기획단계부터 출시까지 차량이 개발되는 내내 디자인, 혁신기술 외에 '감성품질'을 동급 최고로 하겠다는 판매 전략을 고수했다.
이를 통해 SM6는 운전자와 탑승자들로 하여금 기존 중형차에서 느끼지 못했던 고급감을 실현한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고급화는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SM6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4508대가 판매됐는데, 이 중 최고급 사양인 RE트림이 2398대로 출시 이후 처음으로 SM6 전체 판매의 절반을 넘었다. RE트림의 판매 비율은 지난 3월 시판 첫 달 34.1%에서 4~5월 44.4%, 6월 46.3%에 이어 지난달에는 53.2%를 차지하는 등 매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RE 바로 밑 트림인 LE까지 포함하면 SM6의 고급 모델 판매비율은 거의 90%에 달한다.
기분 따라 맞추는 실내 조명
SM6는 호사스런 첨단 편의장비들이 눈길을 끈다. 5가지 디자인과 색상으로 운전자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계기판부터 내비게이션과 공조 장치들을 통합한 8.7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까지 미래 자동차 모습 그대로다.
특히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차량 곳곳에 숨겨진 간접 조명들의 색상을 5가지로 바꿀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오로지 운전자의 감성을 위해 적용된 장치다. 스포츠 모드나 에코 모드 등 이미 보편화된 운전모드 선택 기능을 넘어 기분까지 고르는 재미를 준다.
수입가구에 쓰이는 나파가죽 시트, 스티어링휠 감촉, 버튼과 다이얼의 터치감 같이 촉감으로 느껴지는 감성 또한 중형차지만 고급 수입차를 타는 기분을 만끽하게 한다. 손이 닿는 부분의 소재와 정교한 만듦새가 기대 이상이다.
보스와 공동 개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귀로 느끼는 SM6의 감성 품질도 차별요소다. 주행 모드에 따라 엔진 사운드가 달라진다. '커스텀 엔진 사운드'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기본 엔진음 외에 스피커에서 듣기 좋은 엔진 사운드를 재생시킨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스포츠카의 바리톤의 엔진 사운드가 들리는 식이다.
또 하이엔드 오디오 마니아들을 위해 무손실 음원(FLAC)을 지원하는 오디오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FLAC을 재생할 수 있는 국산차는 제네시스 EQ900외에는 SM6가 유일하다. 고품질 음원을 더 듣기 좋게 재생시키는 보스(BOSE)의 사운드 시스템도 기존 보스와 차원이 다르다. 중형차 중 가장 많은 13개 스피커가 장착되는 SM6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르노 그룹 연구진과 보스 본사 연구진이 SM6 개발단계부터 공동으로 만들었다. 인피니티의 최상위 모델에 탑재되는 보스의 '센터포인트'라고 하는 서라운드 시스템의 최신 버전이 SM6에 세계 최초로 탑재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는 엔진 출력·사이즈 같은 기존 관념과는 다르게 감성을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판매량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