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3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하반기 핵심 사업콘텐츠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미지 혁신을 통해 마사회를 국민 레저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마'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주 고객층의 노령화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민 레저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다.
마사회 노력의 결실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접할 수 있다. 오는 11일부터 한국 외 7개국이 참가하는 경마올림픽 '코리아컵'이 개막하고 30일에는 세계 최초의 롤플레잉 말 테마파크인 '위니월드'가 문을 연다. 2만 7000여평 규모의 부지에 다양한 체험공간을 마련해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역시 '비전127'이다. '비전127'은 가로 127.2m, 세로 13.6m의 초대형 FHD, LED 전광판으로 투입된 LED 소자수만 3300만 개에 달한다. 또한 400m 구간에 16.1채널 멀티 음향 시스템을 장착해 실감나는 레이스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마사회는 '비전127'을 통해 세계 최초로 4K 경마실황영상을 제공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허태윤 한국마사회 마케팅본부장은 "설치 전까지만 해도 말들의 모습이 잘 보이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8월 26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자 반응이 아주 좋다"며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등 경마 선진국에 이러한 대형 멀티비전이 설치되어있지만 규모로는 한국이 최대"라고 강조했다.
설명대로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화면을 뚫고 나올 듯 선명하고 박진감 넘치는 말들의 질주에 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비전127'을 만든 삼익전자의 이용석 전무는 "3년 동안 100억원을 들여 만든 세계 최고의 전광판"이라고 소개하며 "88 서울올림픽 전 경기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전광판을 만든 삼익전자의 기술이 집약됐다"고 설명했다.
허 본부장은 "전광판은 경마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예술의 전당과 함께 전광판에 내보낼 영상을 작업 중이고,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 아동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도 12월까지 상영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경마장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비전127'은 코리아컵에 앞서 10일부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