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이 가발을 착용한 채 공식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어딘가 어색했던 비주얼의 비밀은 바로 '가발'이었다.
황정민은 최근 진행된 영화 '아수라'(김성수 감독) 제작보고회에 한층 날렵해진 몸매와 낯선 콧수염으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훤칠한 키에 남성다운 피지컬은 배우 황정민을 늘 다시 보게 했지만 이 날은 정우성과 곽도원, 주지훈, 정만식 사이에서 가장 왜소해 보이는 몸매를 뽐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황정민의 외모 역시 늘 봐 오던 황정민처럼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이어트와 콧수염 효과로 분위기가 달라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지만 사실 이 날 황정민은 평소와 달리 부분 가발을 착용하고 있었다.
현재 '군함도' 촬영에 한창인 그는 캐릭터상 삭발을 감행할 수 밖에 없었고, '아수라' 홍보 일정이 겹치면서 삭발 헤어스타일을 가발로 살짝 감춘 것이다.
▶'군함도' 출연진 절반 이상 '삭발' 상태
'군함도'(류승완 감독)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황정민은 이번 영화에서 일본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에 오게 된 경성 호텔 악단장 이강옥 역을 맡았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머리카락이 굉장히 짧은 상태라 부득이하게 가발을 착용한 것으로 안다. 최대한 자연스러워 보이기 위해 전체가 아닌 부분 가발을 썼다"며 "'아수라' 속 캐릭터와는 너무 다른 비주얼에 공식적인 자리이다 보니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귀띔했다.
극중 군함도에 '실리는' 징용자들은 체중감량과 삭발이 무조건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 KBS 2TV '태양의 후예'를 통해 상위 1% 한류스타로 떠오른 송중기 역시 종영 후 팬미팅을 소화하면서 동시에 체중을 감량했고 점점 빼빼 말라가는 몸매를 선보였다. 삭발 후에는 역시 가발과 모자로 헤어스타일을 숨기고 있다.
또 김민재는 최근 촬영이 종료된 '더킹'(한재림 감독) 크랭크업 자리에서 대대적인 삭발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심지어 김민재의 머리카락은 '더킹'의 두 주인공 정우성과 조인성이 직접 밀어줬다고.
이를 지켜 본 현장 관계자는 "김민재가 '군함도' 촬영 때문에 머리카락을 잘라야 한다고 했더니 정우성과 조인성이 가위를 들고 나섰다. 어쩌다 보니 스태프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머리카락을 자르게 됐다. 아마 영화 개봉 즈음에 메이킹 영상으로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작품이 우선" 배우들 열정 촬영+홍보 일정 겹칠 땐 '난감'
충무로에서 잘나간다 하는 배우들은 대부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작품을 홍보하면서 다른 작품의 촬영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개봉 시기는 늘 변수가 있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일단 촬영 스케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때때로 홍보를 해야하는 작품 속 캐릭터의 모습과 현재의 비주얼이 180도 다른 경우도 발생한다.
'어차피 같은 배우인데 비주얼이 무슨 큰 문제가 되냐'는 반응도 있지만 삭발처럼 눈에 띄는 변화는 작품보다 스타일에 이목이 더욱 집중돼 역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군도' 촬영 당시 '더 테러 라이브' 홍보를 해야 했던 하정우는 삭발한 상태로 모든 홍보 일정을 소화해 매번 헤어스타일로 화제를 더 모은 바 있다.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강동원은 인터뷰에서 "가끔 '쟤 상태 왜 저렇게 됐냐'는 댓글이 쏟아질 때가 있다. 찍고 있는 작품 때문에 내가 어떻게 꾸며도 안 될 상황이 있는데 내 사정을 모든 분들이 다 알고 계신건 아니지 않냐. 가수라면 활동시기에 딱 맞춰 몸매도 유지하고 헤어스타일도 예쁘게 할텐데 배우는 아무것도 마음대로 못 바꾼다. 억울하기도 하지만 감수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다만 그런 내 모습 때문에 작품에 해가 될까 신경이 쓰이긴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