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배우 심은경이 작은 영화를 택했다. 스스로 '평범 끝판왕'이라 말했지만 충무로의 어떤 배우보다 '특별한' 배우 심은경이다.
21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걷기왕'(백성화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날 제작보고회에는 주연배우 심은경과 허정도 김새벽 그리고 우정출연한 FT아일랜드 이재진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걷기왕'은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왕복 4시간을 걸어서 통학하는 여고생 심은경(만복)이 우연한 기회에 경보에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전국대회 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사실 '걷기왕'은 저예산 독립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충무로 최연소 흥행퀸 심은경은 선택으로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심은경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건 내가 해야겠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걷기왕'을 선택하는데 있어 소속사의 반대도 없었다. 상업 영화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짧은 행보 변화는 분명 그 의미가 크다. 심은경은 "소속사에서도 재미있게 읽었고 흔쾌히 '한 번 해볼까? 은경이 너와도 잘 맞을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셨다. 그 힘 입어서 출연하게 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나리오 내용이고 나에게 들어온 배역이 내가 연기를 했을 때 얼만큼 매력이 있고, 연기를 할 때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는지다. '걷기왕'은 그것에 가장 부합하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에서 심은경은 선천적 멀미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고생을 연기했다. 자연스러운 구토 연기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고 경보를 처음 시작하는 풋풋한 선수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 사이에서도 밝고 명랑함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전한 심은경은 "아무래도 '어떻게 하면 구토 연기를 실감나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며 "연기지만 억지로 하는 느낌이 많이 안들게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심은경은 만복 캐릭터에 실제 자신의 모습이 많이 투영돼 있다고 귀띔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감독을 비롯해 배우들 역시 "이만복이 심은경인지 심은경이 이만복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였다", "싱크로율이 너무 잘 맞았다"고 극찬했다.
이에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린 심은경은 "그 때도 연기를 하고 있었지만 평범했다. 학교에 가면 청소를 많이 했고 공부는 어려워했고, 졸기도 많이 졸았다"며 스스로를 '평범의 끝판왕'이라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연기를 하고 있었다고 해도 '난 나중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어떤 사람이 될까?'라는 고민을 했다"며 "지금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급하게 가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