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기량 하락으로 시련에 빠진 웨인 루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영원한 앙숙 리버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49) 감독은 14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루니는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이자 위협적인 존재다. 현재 그의 상황은 긴 선수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루니가 월드클래스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루니를 맨유전 경계의 대상으로 꼽았다.
리버풀은 오는 18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맨유와의 2016-2017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를 치른다.
리버풀과 맨유는 잉글랜드 내에서 손꼽히는 앙숙 관계다. 게다가 현재 두 팀의 승점 차는 불과 3점(리버풀 16점, 맨유 13점)이기 때문에 상위권 도약을 위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맞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루니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루니는 리버풀전 통산 25경기 6골 4도움으로 리버풀을 상대로 항상 좋은 활약을 보여 왔다. 지난 시즌 안필드 원정에서도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루니의 상황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급격한 기량 하락으로 어느새 후보 선수로 전락했다. 지난달 24일 레스터 시티와의 리그 6라운드와 지난 2일 스토크 시티와의 리그 7라운드 선발명단에서 제외됐고, 각각 7분과 23분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루니가 빠지자 맨유의 경기력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맨유는 루니 없이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4-1 대승을 일궈냈다. 이어 스토크 시티와는 1-1 무승부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경기력만큼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가운데 영국 '미러'는 "맨유 내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루니를 방출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라며 루니를 벼랑 끝으로 내몰기도 했다.
당연히 오는 리버풀전에서도 선발 출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루니는 마르코스 로호(26)·마루앙 펠라이니(29)·제시 린가드(24)·헨릭 미키타리안(27)과 함께 리버풀전에서 선발출전해서는 안 되는 선수로 꼽혔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맨유는 루니가 없을 때 매끄러운 모습으로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게다가 이제 4-3-3 전형에 적응했고, 여기에 루니의 자리는 없다"라며 루니의 선발 출전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하지만 모두가 루니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 전 리버풀 선수 디트마 하만(43)은 영국 '데일리 메일'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루니는 리버풀전에서 선발 출전해야 한다. 그는 피치 위에 서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승리자의 정신력까지 갖고 있다"라며 루니의 선발출전을 지지했다.
이어 "루니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의 뒤에 no.10 역할(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야 한다. 홀딩 미드필더는 루니에게 적합한 위치가 아니다"라며 루니를 공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 맨유 선수의 생각도 비슷했다. 드와이트 요크(45)는 영국 '888 스포츠'를 통해 "루니는 10번 혹은 9번 역할(최전방 공격수)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할로 꾸준히 나서야하며, 이위치가 최적의 위치이자 루니가 뛰어야 할 곳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루니는 올 시즌 본인의 길을 위해 싸워야만 한다. 우리는 루니가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감만 되찾는다면 루니는 여전히 훌륭한 선수다"라며 루니를 응원했다.
맨유의 조세 무리뉴(53) 감독도 루니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그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루니는 훌륭하다. 잘 준비하고 있으며 훈련을 잘 소화했다.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루니의 리버풀전 출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루니가 시련을 극복하고 리버풀전에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